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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 유현준 지음 / 와이즈베리 (2019)

gracenmose 2021. 3. 29.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건축가 유현준의 첫 번째 도시 에세이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 유현준

건축가 유현준이 자신의 어린 시절 자라왔던 공간, 건축을 공부하며 지내왔던 공간, 그리고 그 외 자신이 보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라는 책은 그가 도시와 공간에 대해 봐 왔던 견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이 책의 구성은 유년 시절, 청년 시절, 그리고 도시의 공간에서 보물찾기를 하듯 여러 요소들을 살펴보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1. 나를 만든 공간들 : 유년 시절

주요 내용: 구의동 집, 워커힐 산책로, 어린이회관 과학관, 어린이대공원 놀이터, 영동코스

 

p. 14 
이런 책을 내는 이유는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나를 더 들여다보기 위함도 있다. 나의 공간을 바라보는 것은 나를 바라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자랐던 동네가 우연히 지금 내가 있는 동네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그가 어린 시절 자주 갔다는 아차산, 어린이대공원 등의 이야기가 많은데, 그가 살았던 시절과 지금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 새로운 세상이 되었겠지만, 그의 어린 시절 살았던 집에서의 추억 들이 쌓여 지금의 그가 있는 것.

 

어린시절 다닌 초등학교가 경사 대지에 있어서 저층부 건물의 옥상이 테라스로 쓰인 경험을 이야기를 한다. 이것이 자신이 이야기하는 학교 건물이 2층 이하 건물이 될 수 없다면 테라스라도 만들든지 옥상이라도 개방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의 기본이 되는 이야기라한다. 우리나라는 너무 학교 건물의 건축비를 아끼는 경향이 있다. 교육에 더 투자를 해야 하는데 거꾸로 가는 행정이다.

 

2. 나를 만든 공간들 : 청년 시절

주요 내용: 충무로역, 하버드 건축대학 스튜디오, 마추픽추, 뉴욕 파더 파간 파크

 

그는 연세대를 나와서 하버드대학교, MIT에서 건축 공부를 한 수재이다. 공부하면서 경험한 공간들에 대한 이야기가 신선하다. 공부를 열심히 했겠구나 하는 생각보다 먼저 눈에 띈 것은 중간에 등장하는 그의 그림이다. 그것을 보면서, 건축이라는 것에 예술적 감각이 필요함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3. 보물찾기 : 내겐 너무 특별한 도시의 요소들

주요 내용: 마포대교 난간, 한남대교 다리 밑 공간, 잠수교, 두무개길, 에어비앤비

 

p. 191 
완전히 다른 사람의 공간에 들어가 살면서 그 사람이 되어보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지인 중 한 사람이 한 도시에서 두 개의 다른 에어비앤비에 갔었다고 한다. 한 번은 딸과 함께 사는 예술가, 다른 하나는 CEO가 사는 공간에서 보냈다고 한다. 공간이 완전히 달랐는데 각각의 공간에서 서로 다른 도시를 느꼈다고 한다. 두 개의 다른 사람 집에서 지내다가 오는 것은 두 개의 다른 인생을 짧게 체험해보고 오는 경험일 것이다. 그것이 에어비앤비의 매력이 아닐까.
p. 203
예전에 살던 동네를 혼자 가보는 것도 좋다. 그곳에 가면 물리적으로는 예전과 같은 공간이라도 다르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내 몸이 커져서다. 공간은 항상 사람의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 달라진 몸과 마음으로 다른 공간이 보일 것이다. 그리고 다른 내가 보일 것이다.

 

에어비앤비와 예전에 살던 동네의 재방문. 

 

에어비앤비는 미국에 아이와 둘이서만 여행을 갔을 때, 여러 도시에서 여러 호스트들과 함께 지내며 이용을 해 본 적이 있어서 정말 공감이 많이 갔다. 온전하게 우리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빌려준 곳도 있었지만, 호스트도 함께 사는 집의 한켠을 내준 곳이 더 많았다. 동네도 물론 다르기는 했지만, 호스트들에 따라 내가 경험한 느낌은 정말 달랐다. 에어비앤비에 대해서 이러저러한 사건사고도 많지만, 슈퍼호스트 위주로 골라서 가 보는 것도 정말 좋은 경험이 된다.

 

예전에 살던 동네에 대해서도 그의 말에 큰 공감이 간다. 내 덩치가 커져서 그런지 공간이 왜 그리 작아 보이는지. 어렸을 때는 신나게 뛰어놀던 공간이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듯하고 왜 그리 작기만 해 보이는지. 

 

4. 보물찾기 : 연인을 위한 도시의 시공간

주요 내요: 한강시민공원, 정동길, 성수동

 

p. 233 
엑스라지XL 사이즈를 느끼길 원한다면 테헤란로, 라지L는 도산대로, 미디엄M은 정동, 스몰S는 인사동, 엑스스몰XS을 느끼려면 익선동을 추천한다.

 

그는 한강시민공원이 있는 것이 서울의 축복이라고 한다. 나도 이 부분은 매우 동의한다. 한강 공원만큼 넓은 평지에 멀리까지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곳이 별로 없다. 문제는 서울에서 그런 느낌이 드는 공간이 그곳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강 바로 곁으로 고층 아파트는 더 들어서지 않았으면 좋겠다.

 

 

5. 보물찾기 : 혼자 있기 좋은 도시의 시공간

주요 내용: 뚝방길, 빈 예배당, 서초동 경부고속도로 옆, 서점,도서관 , 침대를 거실로 옮겨보는 것, 스탠드를 천장으로

 

p. 311
창가 스톨 자리가 좋은 이유는 사람 구경하기 좋아서다. 창가 스툴 자리에 앉아 고개만 들면 지나가는 행인들의 옆모습을 볼 수 있다. 옆모습을 보아서 더 좋은 것이다. 사무실 자리 배치를 보라. 말단 사원 자리는 항상 그보다 높은 사람이 옆에서 보거나 뒤에서 쳐다보게 되어 있다. ... 아랫사람은 권력자를 볼 때 고개를 돌려서 봐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인도 위를 걷는 사람이 고개를 90도 회전해야 볼 수 있는 창가 스툴 자리는 권력자의 자리다.

 

호주로 여행을 갔을 때다. 시드니에서 뉴카슬이라는 동네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데, 시간이 좀 많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그 시간을 보내기 위해 우리가 선택했던 것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아주 잘 보이는 길가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며 지나는 사람들을 지켜보던 것이다. 그때 우리 앞을 지나던 많은 호주인들, 가끔은 관광객들. 그렇게 지켜보는 게 좋았는데, 알고 보니 내가 그들을 권력자의 위치에서 바라봐서였던 것이었다. 재미있는 해석이다.

 

스탠드를 천장으로 비추기 - 대부분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조명. 태양빛부터 위에서 아래. 하지만, 자연의 빛은 천장 전체가 밝은 조명. 그래서 하늘이 높게 느껴진다. 그래서 스탠드를 위로 돌려 천장에 조명을 비추면 방이 더 좋아 보이고 달라 보일 것이다.

 

스탠드를 천장으로 비춰보라는 것이다. 가끔 캠핑 램프 같은 것으로 해 보면 방의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 보인다. 형광등과 같은 천장에 달린 조명은 아래는 밝지만, 반대로 천장이 가장 어둡다. 하지만, 낮에는 하늘이 가장 밝은 것을 생각해 보면, 밤에도 조명을 일부러 천장을 밝게 하여 간접 조명으로 하면 그 느낌이 조금 달라진다. 호텔 같은 곳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간접 조명을 많이 하는데, 그래서 분위기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6. 보물찾기 : 일하는 도시의 시공간

주요 내용: 사무실 내 자리와 SNS, 한강, 남산순환도로

 

p. 376
SNS에 시간을 많이 들일수록 우리는 '자유'를 잃게 된다. 내 삶의 가치가 다른 사람의 클릭에 의존하는 자유의 상실 말이다.

 

SNS에는 좋은 모습만을 올리려고 하다 보니, 우리의 자유를 잃는다. 블로그도 마찬가지의 모습으로 가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기는 한다. 누가 보면 내가 굉장히 많은 책을 읽어온 사람으로 보기도 한다. 블로그에 책을 읽고 소감을 가끔 올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블로그를 하기 전에는 손에 책을 거의 잡지 않았었다. 블로그 하면서 글을 쓸 주제를 고르기 위해 잡은 것 중 하나가 책일 뿐이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그것이 계기가 되어 책을 자주 보게 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신호등 - 지금 당장 신호등이 빨간불이어도 1분만 기다리면 파란불이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때로 기다림이면 충분한 경우도 있다.

 

거의 마지막 부분에 있던 이야기다. 우리에게는 때로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조금만 기다리면 어디선가 다시 파란불이 켜져 앞으로 진행하는 순간이 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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