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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세요? 네, 전 브런치 작가 입니다.

gracenmose 2021. 11. 3.

이곳은 개설 기준으로는 15년이 넘은 블로그. 방치해 두고 있다가 다시 열심히 블로그 활동을 한 것 기준으로는 이제 11개월 된 블로그다. 아이와 둘이서만 다녀온 미국 여행기를 올려 보는 것으로 시작했던 블로그였지만, 애드센스도 달고 정말 열심히 키워보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하지만, 이런 내 욕심은 다음 포털의 심기를 건드려 버렸고, 그 결과 지금 이 블로그는 저품 블로그가 되어 버렸다. 저품 블로그가 되어 버린 것은 오히려 나에게 수익형 블로그를 운영해 보려는 의지를 더 키워주기는 했다. 그렇게 수익형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애지중지 키웠던 이 블로그의 운영에 대한 고민은 계속 될 수 밖에 없었다.

 

가장 고민이 된 부분 중 하나는 지금 이 글을 적고 있는 '가족 글쓰기' 이야기였다. 가족이 함께 글쓴다는 이야기를 그냥 간단히 한 달에 한 번씩 적는 것 뿐이었지만,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이 항상 머리 속에 있었다. 그리고 내 만족을 위해 그것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었다. 바로 '브런치'다. 

 

뭐하세요?

블로그를 전업으로 하시는 분들이 가끔 농담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뭐하세요? 라는 질문에 '작가', '프리랜서', '크리에이터' 등으로 센스있게 답하는 것이다. "블로그 운영합니다"는 웬지 폼이 안 나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한 때 '블로거지'라는 이야기가 도는 등 블로거들의 이미지가 그다지 좋게 형성되지 않은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부터 같은 질문에 남들과는 다른 대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브런치 작가입니다."고 말이다. 웬지 폼이 나지 않는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글을 쓰는 작가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은 맞지만, 브런치 작가는 느낌이 조금 다른 것 같다.

 

 

 

브런치에서 써 볼 이야기

브런치를 생각해 본 계기는 2021년 티스토리를 다시 열심히 하면서 초창기부터 자주 커뮤니케이션을 하던 이웃분의 브런치 행보가 크다. 블로그보다는 브런치가 어울리던 분이어서 몇 번 브런치는 어떤지 댓글로 달아봤던 것 같은데, 결국 브런치로 가셨고, 그 곳에서 굉장히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시는 것을 본 것이 계기다. 물론 내 글쓰기 실력은 다른 브런치 작가들과는 비교도 안 되게 모자라다. 그건 인정 안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런치를 신청한 이유는, 우리 가족이 매일 저녁 글쓰기를 하고 있는 이야기를 제대로 써보고 싶어서다. 언젠가는 가족 글쓰기를 하나의 책으로 엮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는데, 실제 책으로 출간은 못하더라도 브런치북으로 엮을 수 있겠다는 목표로 신청을 했다.

 

글 한 개만 쓰고, 자기 소개 간략히 100자 조금 넘게, 그리고 어떤 활동을 할지 200자 정도로 기입하고는 신청서를 들이밀었다. 이틀의 검토 기간에 글을 하나 더 썼고, 오늘 아침 신청서를 수정해서 글 하나를 더 추가하기는 했다. 그리고 조금 전 받은 브런치 작가 합격 메일.

 

막상 합격했다고 하니, 내 글이 브런치에 어울릴지부터 걱정이다. 사실 남들에게 읽혀지기 보다는 내가 쓴 글로 브런치북을 한 권 완성해 보는게 목표이긴 하다. 그러니 안 어울려도 큰 문제는 안 될거라 보지만, 사람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것이니 일단 지켜봐야겠다.

 

블로그는?

브런치는 브런치고 블로그는 블로그다. 브런치는 수익이 없기 때문에 수익형 블로그까지 꿈 꾼 나에게 브런치만 하는 것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러므로 블로그는 계속 한다. 다만, 지금 이 블로그는 지금보다도 더 드문드문 출몰할지도 모르겠다. 

 

이웃들과의 소통이 줄기는 했지만, 꾸준히 방문해 주시는 고마운 이웃분들이 있기 때문에 블로그를 버릴 수는 없다. 글은 안써도 소통의 채널은 항상 열어 둘 예정이다. 그러니 저를 이웃에서 삭제하거나 그러지는 않아주시기를 간곡히 부탁 드리고 싶다. 

 

이웃 블로그를 방문하다 보면 브런치가 어울리는 분들도 몇 분 계시는데, 나 같은 사람도 "브런치 작가" 되었다고 이런 글을 적고 있는데, 언젠가 브런치에서 뵈는 날이 오면 하는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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