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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소감 / 김혼비 산문집

gracenmose 2021. 11. 30.

정말 인상깊게 읽었던 책 『전국축제자랑』의 부부 저자 중 한 명인 김혼비 작가의 산문집이 나왔다고 하여 빠르게 구해 읽었다. 이 책을 읽은 후 느낌은 전국의 축제를 다니면서 썼던 책의 주요 흐름은 김혼비가 썼던 것이 아닌가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직 확실하게 말할 수 없는 이유는 박태하 작가가 혼자 쓴 책은 읽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

 

다정소감은 김혼비가 이런 저런 자신의 생각을 담은 에세이집인데, 제목인 '다정소감'은 '다정다감'을 장난스럽게 비튼 말이라고 한다. 이게 바로 김혼비 스타일이다. 어떤 스타일인지 궁금하다면, 『전국축제자랑』이나 바로 이 책 『다정소감』을 읽어보길 권유한다.

 

다정소감

다정소감 / 김혼비 산문집
다정소감 / 김혼비 산문집

타고난 이야기꾼이란 이런 사람을 두고 말하는 것일테다. 목차를 보면, 이런 주제를 가지고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을까 싶은 것들이 많이 있는데, 읽어보면 아주 장황하게 꼬리에 꼬리를 물어가면서 풀어나가는 작가의 실력이 대단하다.

 

1부 김솔통 같은 글을 쓰고 싶어

마트에서 비로소 
여행에 정답이 있나요 
거꾸로 인간들 
축구와 집주인 
가식에 관하여 
나만을 믿을 수는 없어서 
조상 혐오를 멈춰주세요 
납량특집, 나의 귀신 연대기 
그의 SNS를 보았다 
책으로 인생이 바뀐다는 것 
D가 웃으면 나도 좋아 

2부 한 시절을 건너게 해준

문 앞에서 이제는 
그런 우리들이 있었다고 
비행기는 괜찮았어 
어느 미니멀리스트의 시련 
wkw/tk/1996@7'55"/hk.net 
뿌팟뽕커리의 기쁨과 슬픔 

 

가족들과 함께 매일 글쓰기를 하고 있지만, 도통 실력이 느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런 에세이를 보니 더욱 큰 격차를 느끼게 되었다. 물론, 이 분은 글로 생활을 해 나가기 위한 수입을 벌고 있는 전문작가이고 나는 그저 자그마한 수익을 벌어보고자 하는 블로거일 뿐이니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기는 하다. 그 차이를 좁혀 보고자 오늘도 몸부림을 쳐 보는 것이다.

 

낄낄 거리면서 읽을 수 있는 문장들 사이에서 머리 속에 전구가 반짝 들어오게 하는 촌철살인의 문구가 튀어 나온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남에게 충고를 안 함으로써 자신이 꼰대가 아니라고 믿지만, 남의 충고를 듣지 않음으로써 자신이 꼰대가 되어가는 걸 모르고 사는 것, 이게 가장 두렵다. p71

 

충고와 조언의 차이에 대해서 풀어나가면서 충고를 안하는 것으로 자신은 꼰대가 아니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사람이 남의 충고를 듣지 않아서 꼰대가 되어 간다는 것이다. 가끔 교만한 듯한 내 모습이 순간 떠오르면서 반성하게 만드는 구절이었다. 꼰대는 되지 말아야지. 

 

축구를 하면서 실력이 좋아진 것은 현실에서 싸우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에서는 빵 터지기도 했다. 똑같은 것을 써도 한 번씩 뒤집어 생각해 보는 것에 매료되게 만드는 것이 일품이다.

 

원래 축구를 하던 작가인데, 코로나로 인해서 축구를 못하니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는 이야기에는 이제야 자전거의 즐거움을 알았다는 것에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올해는 우리 가족도 자전거를 많이 타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집에서 춘천까지 자전거로 2회를 가 봤다는 것에서 위안을 삼아본다.

 

책을 읽으면서 인용해 보고 싶은 문장은 참 많았는데, 요즘 여러 책을 동시에 읽은 적이 많아서 별도로 표시를 하지 않은게 좀 아쉽다. 다시 또 빌려서 읽어볼지는 시간이 좀 지난 후 생각이 나겠지. 아마 우리 가족이 공동으로 작업하는 '여행기'를 또 써 볼때가 된다면 영감을 얻기 위해서 빌려볼지 모르겠다.

 

김혼비를 알고 있고, 그녀의 문장력을 좋아한다면 (예를 들어, 『아무튼, 술』, 『전국축제자랑』을 재미있게 봤다면) 이 추운 겨울 따뜻한 이불 속에서 한 번 읽어볼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조금 더 공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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