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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이야기 - 나와 가족이 함께 하는 자전거 (ft. 루트 그루 폴딩자전거)

gracenmose 2021. 2. 23.

얼마 전 읽었던 자전거 여행에 관한 책에 대한 포스팅을 하면서 자전거에 대한 애정이 듬뿍 들어간 에세이와 같은 글을 적은 적이 있다. 그 후속편으로 자전거에 대한 생각이 떠올라서 포스팅으로 정리해 보려고 한다. (자전거 여행 포스팅은 본문 제일 하단 참조)

사람마다 가장 어린시절의 기억을 할 수 있는 시기는 다들 다를 것이다. 나같은 경우 초등학교 생활은 거의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중학교 생활에 대한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그래도 몇 개 남아 있는 기억들은 자전거와 관련된 것들인 것 같다. 그래서 지난번 글을 적는데, 머리 속에서 시간 순으로 그 기억들이 떠올랐고 본의 아니게 책보다 내 이야기를 더 써버렸다. 다 쓰고 나니 역시 나는 자전거를 좋아한다는 것을 다시 떠올리게 해 주었다. 

다행히 우리 식구는 모두 자전거 타는 것을 즐긴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교회에 예배를 드리러 가고, 책을 빌리러 도서관을 가기도 하고, 한강 자전거 도로를 따라서 잠수교(반포대교)까지 갔다 돌아오기도 한다. 집에서 출발해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경로는 너무 익숙해져서 새로운 곳을 가보자고 온 가족의 자전거를 접이식자전거로 사서 타고 다니고 있다.

우리 가족의 자전거

최소한의 크기로 접어 두면 책상 아래 한 켠에 둘 수 있는 크기로 접히는 자전거. 우리 가족은 이 자전거 3대를 차에 싣고 어딘가로 떠나서 그곳을 기점 삼아 다시 자전거로 한 바퀴 도는 그런 자전거 여행을 해 보려고 이 자전거를 샀다. 브롬톤(Brompton)이 가장 유명한 이 형태의 자전거이다. 그런데, 이 브롬톤의 접이 방식에 대한 특허가 만료되어 이를 활용한 유사 방식의 자전거들이 많이 나왔다. 우리의 자전거는 루트코리아의 그루 m7s이다. 다크그린, 블랙, 실버 색상 이렇게 3대로 타고 다닌다.

2019년 9월 올림픽공원
2020년 5월 왕숙천 주변, 자덕(자전거 덕후)를 의미하는 DUCK과 함께

코로나 이후, 어디 놀러가거나 여행을 가서 먹고 오는 것이 더 어려워진 상황이 되자 자전거를 타고 근교를 다녀오는 레저 인구가 더 많이 늘었다. 한강 자전거 도로에는 날씨만 괜찮으면 자전거 타는 사람들로 가득 채워진다. 우리 가족도 그곳을 함께 채워가면서. 

그루 m7s가 작게 접히기는 하지만, 준중형 승용차에 3대를 다 싣고 다니는 것은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2대는 트렁크에, 다른 한 대는 뒷좌석 한 켠에 싣고 다녔다. 집 식구가 3명이어서 참 다행인 점이다. 한 자리는 짐을 놓는 자리로 쓸 수 있어서. 그렇지만, 아무래도 세단형 차량에는 눕혀서 넣어야 하고 자전거끼리 간섭되는 부분도 있다 보니 불편할 수 밖에 없어서, 작년에는 차도 바꿨다. 기존 차가 좀 오래된 차이기도 해서 겸사겸사 SUV로 바꿔서, 지금은 3대를 나란히 세로 방향으로 책을 꽂듯이 실을 수 있어서 참 편하다.

처가 텃밭 앞에서 감성샷

이제 슬슬 봄이 오고 있다. 그것은 우리 가족이 다시 자전거를 타고 한강으로 나가는 날이 다가오는 것을 의미한다.

자전거를 타는 것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주차하기 힘든 장소를 갈 때 주차 걱정이 없는 것이다. 집에서 출발하면 자전거로 갈만한 거리에 '동구릉'이 있는데, 이곳은 주말이면 항상 주차가 힘든 곳이지만, 우리는 날씨만 좋으면 주차 걱정 없이 언제든 다녀올 수 있었다. (동구릉은 구리에 위치한 9개의 조선 왕조 능이 있는 곳, 산림욕을 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


그리고 마지막으로 혼자서 정말 열심히 타고 다녔던 나의 자전거.

이 자전거로 참 많은 곳을 다녔다. 용인에서부터 여의도 옆 선유도까지.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에 이 자전거를 싣고 강원도 문막까지 가서 그곳부터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경로로 간 적도 있다. 내 체력은 생각 안하고 의욕만 넘쳐서 결국 경기도 양평 옥천에서 집으로 날 데리러 오라는 SOS를 쳤던 기억. 한 번은 추석 때 충주에 있던 처가에서 출발해 본가인 원주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서 누나들과 아침을 먹고, 다시 처가로 돌아와서 점심을 먹었던 적도 있었다. 

앞바퀴, 뒷바퀴를 다 떼어야 자동차 트렁크에 들어가는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바퀴를 다 떼고 차에 싣고 가서 아침에 눈만 뜨면 밖으로 나갔었다. 그런데 지금은 왜 이리 게을러졌는지.. 방 안쪽 구석에서 바퀴에 바람이 빠진 채로 방치되어 있다. 이번 주말에는 이 녀석을 꺼내 정비 좀 해서 다시 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강원도 원주시 행구동 어딘가 언덕을 올라와서

2020년 말에는 기왕 타는 자전거, 조금 더 목표를 가지고 타면 좋을 것 같다고 하여, 자전거 국토종주 수첩을 3권 구매했다. 그리고 더 추워지기 직전 경기도 양평까지 1박의 일정으로 다녀오면서 도장 4개 찍어오기 미션으로 다녀왔던 것이 작년 마지막 라이딩. 올해의 목표는 이 수첩에 더 많은 도장을 찍는 것이고 아마 그런 여행을 다녀오면 블로그에 포스팅을 할 것이다.

2020년 라이딩 - 자전거길 종주 - 밝은광장 인증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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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일 자전거 여행 - 김미영 쓰고 그리고 찍다 / 생각을 담는 집 (2015)

어려서부터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초등학교 시절에는 강원도 원주 시내를 자전거 타고 안 다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이 돌아다녔던 기억이 있다. 어른이 된 지금도 인도가 넓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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