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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 담장과 울타리, 꼭 자신들만의 요새와 성을 이루어야 할까?

gracenmose 2021. 2. 19.

도시와 공간 이야기를 다루었던 책을 읽은 이유는 평소 주변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 내 성격 때문이다.

서울 강남과 서초의 가장 중요한 도로인 강남대로.

오늘은 그 강남대로에서 서쪽으로 한 블록만 들어가면 있는 아파트 단지를 지나다가

아파트와 그 밖을 경계지어주는 담장, 울타리, 담벼락 그리고 철문 등이 눈에 띄었다.

일단 오늘 포스팅 해 보려는 내용을 쓰려고 찍은 아파트들의 위치는 아래와 같다.

 

강남역 주변 지적편집도 (카카오맵)

세상 참 많이 바뀌었다. 카카오맵에서 지적 편집도라는 게 있으니, 블럭별로 어떤 주거지역인지 나온다.

아침에 지나온 아파트들이 있는 곳은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포스팅을 위해 이런 공부도 해 보는거다.

① 전용주거지역 : 양호한 주거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지역을 말한다.

  - 기존에 형성된 양호한 주거환경을 보전할 필요가 있는 지역, 도시자연공원이 연계되어 있는 지역 등을 대상으로 지정하고 원칙적으로 주간선도로에 접하여 지정하지 않아야 한다. 전용주거지역은 다음과 같이 추가로 세분할 수 있다.

   · 제1종 전용주거지역 : 단독주택 중심의 양호한 주거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지역
   · 제2종 전용주거지역 : 공동주택 중심의 양호한 주거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지역

② 일반주거지역 : 편리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지역을 말한다.

  - 저층주택, 중층주택 및 고층주택을 적절히 입지시켜 양호한 주거환경을 보호하고 인근의 주거 및 근린생활시설 등과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지정한다. 일반주거지역은 다음과 같이 추가로 세분할 수 있다.

   · 제1종 일반주거지역 : 저층주택을 중심으로 편리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지역
   · 제2종 일반주거지역 : 중층주택을 중심으로 편리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지역
   · 제3종 일반주거지역 : 중・ 고층주택을 중심으로 편리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지역

(출처: 다음 백과사전 - 티스토리이니만큼 네이버 사용을 지양한다)

이 지역은 전용주거지역으로 될 수 있는 환경은 절대 아니니 일반주거지역. 그중에서도 아파트로 지정되어 있다.

그래서 아주 비싼 아파트들이 서로의 위세를 자랑하듯 펼치며 밀집한 지역이다.

지도의 우측 하단의 사거리는 '우성아파트 사거리'였는데, 이제 우성아파트가 사라지고 모두 래미안이 됐다.

그래서 래미안사거리로 바뀌었던가...

그만큼 래미안 아파트의 기세가 등등한 강남역 서남쪽 블럭의 위엄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아파트 옆으로 난 길을 걸으며 문득 좀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아파트 담장, 울타리.

래미안서초에스티지S아파트 옆 길

마음먹고 넘어가려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높이의 울타리이지만,

자신들만의 요새 또는 성과 공공도로를 확실하게 구분을 지어주는 역할을 한다.

왼쪽 사진의 놀이터는 그 아파트 아이들만을 위한 놀이터이다. 

사유지이니 당연한 조치이기도 하지만, 왠지 좀 아쉽다. 울타리가 꼭 필요할까.

없다고 주변에 아무나 마구 들어가서 험하게 다루어 망가지고 더럽혀지고 그럴까.

래미안서초에스티지 아파트

이번에 길을 건너니 또 다른 래미안 아파트이다.

작은 사거리를 건너자마자 자신들의 아파트로 걸어 들어가는 길을 만들면 안 되나?

절대 이리로 다니지 마시오라고 보이는 좌측 사진의 저것은 왜 설치를 했을까?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담벼락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굳게 닫혀 있는 철문, 승인된 자만이 통과하여 오른쪽의 놀이터로 갈 수 있다.

담장을 따라 걸으니 굳게 닫혀 있는 철문과 번호를 입력할 수 있는 키패드가 설치되어 있다.

거대한 문설주 옆으로 보이는 이번 놀이터 역시 성안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다.

상업지구와는 조금 떨어져 있는데,

왜 이렇게 걸어 다니는 사람이 빙 돌아서 가도록 담장과 울타리가 둘러져있고

또 철문은 굳게 닫아 놓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그런 아파트로 만들어지면 안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변화가 있기는 하다. 

위의 2개 아파트보다 입주가 더 늦어서 작년 가을 이후 새로 입주를 한 녹색원 지역의

래미안리더스원 아파트 옆을 지나니, 사뭇 풍경이 다르다.

* 2021년 3월 초 수정 : 2월 말 이후 이곳도 담장 설치를 하고 있는 중이다. (추후 사진 찍어볼 예정)

래미안리더스원 아파트 옆 인도

여기는 허리 높이 정도의 울타리는 없다. 무릎 정도 높이로 화단 벽을 만들어 두고,

그 옆으로 멋진 조경을 만들어서 지나가는 보행자들도 답답하지 않게 지나갈 수 있게 되어 있다.

먼저 지나간 아파트에서의 아쉬움이 조금은 달래 졌다.

시원하게 열려있는 보행 진입로

그리고 철문 같은 것도 없다. 누구나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도록 되어 있는 보행로.

앞에서 본 2개 단지와 비교해서 너무 시원하다.

물론, 외부 반려동물과 킥보드로 출입은 삼가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기는 하다.

멋지게 만들어 놓은 내부 조경을 그냥 잠시 아파트 단지를 지나는 사람들도 

쉽게 들어가서 보며 지나갈 수 있게 해 둔 것은 참으로 올바른 방향이다.

* 2021년 3월 수정: 향후 철문도 등장할 지 모르겠다. 현재는 담장만 설치 중

완전 개방형은 결국 막힐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렇게 쉽게 통과할 수 있게 해 두었더니

왼쪽 사진처럼 화단으로 통과하여 단지로 진입하는 경우도 있는가 보다.

그런 일이 빈번한 곳은 오히려 더 흉물스럽게 띠로 이어져있다.

아마 주민들(집주인들)은 다른 아파트처럼 울타리 치고 철문 설치하자고 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또 자기들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야 하니 설치되지는 않을 거라고 예상해 본다.

(* 2021년 3월 수정: 이미 설치 예정이었던 것 같다. 이미 담장은 설치했고, 철문 등장 여부는 확인해 봐야겠다)

나의 생각에는 저렇게 다니는 것이 보행자들에게 훨씬 효율적인 공간이었다면,

처음부터 보행자들이 편하게 다니도록 길을 내주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왼쪽의 저 발자국이 찍힌 곳은 강남역에 가장 가까운 동으로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곳이다.

걸어 다니는 사람을 위한 설계는 진정 불가능할까?

왜 아파트 단지마다 자신들만의 성과 요새를 만들어 버리려고 할까?

그 공간을 조경이 있는 일종의 폭 좁은 공원처럼 만들 수도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조금의 발전이 있던 래미안리더스원 아파트. 

그 옆으로 입주민만을 위한 단지 내 CGV까지 입점시킨 서초그랑자이 아파트가 완공을 앞두고 있다.

그 아파트는 얼마나 자신들의 성 같은 요새를 구축해 놓을지 궁금해졌다.

* 본 포스팅은 제 개인적으로 해당 아파트 옆을 지나며 적은 의견일 뿐이오니,
  해당 아파트 거주민이나 집주인분께서 불편한 마음이 들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런 글을 쓰게 된 원인 제공 책]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2015)

며칠 전 소개를 했었던 '공간을 위한 공간'의 저자 건축가 유현준이 인문학적 시선으로 도시를 바라보는 것에 대해 기술을 한 책이다. 책이 출간된 순으로는 이 책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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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만든 공간 -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알쓸신잡 시즌2 에 출연하였던 건축가 유현준. 나는 이 분이 방송에 나와서 한 이야기, 그리고 책에서 쓰는 이야기를 너무 좋아한다. 인문학 중에서도 어렵다면 어려울 수 있는 건축과 관련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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