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이 부서진 남자 / 마이클 로보텀
책을 엄청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었던 나의 경우 소설은 주로 이미 유명세를 떨치는 베스트셀러 위주로 읽어왔다. 블로그에 후기를 남긴 책들 대부분 이미 유명세를 얻은 작가들의 작품을 읽어 왔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잘 모르는 소설가의 책도 읽으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새로운 책을 찾아볼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해서 고른 소설책이 바로 오늘 후기를 남겨보는 『산산이 부서진 남자』다.
새로운 소설은 스릴러나 수사물 같은 것을 읽어 보고 싶었다. 새로운 작가의 책을 한 번 집어 보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아무런 배경 없는 작가 고르는 것은 역시나 주저함이 생겨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참조는 했다. 누구신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어디선가 이 소설가의 작품을 읽고 후기를 남긴 글을 봤다. 매우 흥미있게 전개가 되는 소설 같아서, 일단 작가의 선택은 그 글을 참조했다.
산산이 부서진 남자
이 책은 처음 보자마자 읽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페이지 수가 무려 650이 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보는 굉장히 두께감이 있는 소설. 작가의 다른 책들이 많은데, 굳이 이 책을 찾아서 본 것은 이 책이 작가가 계속 이어나가는 "조 올로클린"이 주인공인 소설의 첫 작품이기 때문이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40대 중반 정도인데, 벌써부터 파킨슨병을 앓아서 팔이 떨리는 증세를 달고 사는 것으로 묘사된다. 파킨슨병은 우리 가족에게는 사연이 있는 병이어서 초반부터 몰입이 더 잘 되었던 것 같다.
어느 날 투신 자살 사건이 벌어지는데, 주인공이 정신의학과 교수여서 경찰의 도움 요청을 받아 투입되었다가 자신의 바로 옆에서 그 여자가 다리 위에서 떨어져 사망하는 사건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이후에 다른 사건들도 연이어 일어나게 되며, 이를 집요하게 추적해 나가는 내용이다. 매우 긴 소설이지만, 마치 범죄 수사 드라마를 시간 순서대로 쭉 보는 듯하게 묘사를 하며 내용을 전개해 나가서 술술 읽히는 편이다. 한 편의 드라마를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전부 읽은 느낌은, 범인이 너무 대단한 능력을 가진 것으로 설정한 것은 아닌가 싶은 부분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사람의 마음을 산산히 부서뜨리는 범인의 그 능력으로 여러 사건이 벌어지는데, 그 모습이 마치 보이스 피싱과 같은 느낌이다. 수법은 그런 방식인데, 이 책에서는 그것이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 버리는데 쓰였으니 보통의 보이스피싱은 아닌 것이다. 주인공 1인칭의 관점으로 전개되다가 중간 중간 범인의 관점에서 내용이 쓰여지는 챕터가 있어서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일반적인 탐정소설이나 추리소설은 작가가 책 곳곳에 뿌려놓은 실마리들이 마지막에 가면서 하나로 딱 엮어지면서 해결이 되는 방식인데, 이 소설은 그런 면에서는 조금 아쉽기는 하다. 내가 읽고 싶었던 책은 추리소설이었나보다. 작가가 뿌려 놓은 힌트를 가지고 독자와 밀당을 하는 맛이 부족하다. 그래도 주인공의 관점에서 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이리뛰고 저리 뛰어다니는 노력을 보는 드라마를 보는 느낌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이 책을 빌리면서 이 작가의 다른 책도 함께 빌렸는데, 그 책도 600페이지가 넘는 두께여서 이걸 그대로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되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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