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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너하임(Anaheim)에서 샌디에고(San Diego) - 아빠와 아들의 미국 서부 여행기 #23

gracenmose 2021. 3. 11.

본 여행기는 2019년 8월의 여행 후기입니다.
시리즈물로 올리고 있으며, 이전 글은 본문 하단의 [더보기]를 참조하세요.

이번 포스팅은 디즈니랜드를 이틀 다녀온 후 다음 일정으로 방문한 샌디에고(San Diego)로 이동했던 날의 여행기입니다.


오늘의 장소: 샌디에고의 석양

캘리포니아 애너하임(Anaheim)의 아침이 밝아왔다. 테마파크에서 이틀을 열심히 돌아다녔던 피로가 풀리기도 전에 미국인들이 은퇴 후 가장 살고 싶은 도시로 꼽는다는 샌디에고(San Diego)로 이동을 해야 하는 날이었다. 이 날은 샌디에고로 가는 일정 외에는 구체적으로 잡아 놓은 계획은 없었다. 애너하임에서 샌디에고의 에어비엔비 숙소까지는 100마일 정도여서 2시간이면 갈 수 있다. 과학관을 좋아하는 Joshua를 위해 오전에는 애너하임 근처에 있는 과학관을 들르기로 하고, 점심을 먹고 오후에 샌디에고로 이동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맑고 파란 하늘의 애너하임 아침, 오렌지 나무가 인상적인 에어비앤비

상쾌한 아침이 밝아왔다. 태평양을 접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여서 8월 초임에도 아침 기온은 10도 후반. 여름 강수량이 더 적은 곳이어서 활동하기 정말 좋은 날씨였다. 우리가 머물렀던 가든그로브 지역에서는 멀지 않은 곳에 코리아타운 같은 곳이 있었다. 여행 기간 중 처음으로 한국 음식을 파는 식당을 가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아침 먹을 곳까지 미리 정하지는 않았는데, 전날 저녁 구글맵으로 찾아보니 정말 가까운 곳에 있었다.

Garden Grove Blvd 옆에 있던 코리아 프라자, BCD Tofu house
BCD TOFU HOUSE - 북창동 순두부
메뉴판
해물순두부와 떡갈비

BCD TOFU HOUSE (북창동 순두부)는 한국에도 체인이 있다고 한다. 한국의 매장이 미국으로 진출한 사례가 아니고 미국에서 먼저 시작하여 한국까지 영역을 확장한 프랜차이즈라고 한다. 공기밥 없이는 못 사는 Joshua에게 필수인 곳이어서 에어비엔비 호스트에게 우리 간다고 인사하고는 바로 이 식당으로 직행. 

문을 열고 들어나니, 한국말로 인사를 해 주신다. 우리 말고도 여러 한국 손님들이 있었다. 가게 주변에 수많은 한글 간판을 단 곳들이 보였다. 미국은 역시 다양한 민족이 살고 있고, 이 곳에 지내면 영어를 안하고도 충분히 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구글 스트리트 뷰로 한글 간판은 우습게 발견하던 곳

든든하게 아침을 챙겨 먹고 다시 길을 나섰다. 우리가 간 곳은 Discovery Cube. 포스팅을 적기 위해 지도를 보다가 바로 위쪽에 대형 쇼핑몰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만큼 쇼핑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남자 둘만의 여행. 우리의 목적지는 과학관, 테마파크, 동물원 이런 것에만 온통 쏠려 있었던 것이다.

입구 / 암벽등반 하는 어린이들
2층에 있던 MARKET / 꼬마 탐험가가 되어 보자 
야외 공간 전시와 별도 장소에서 하고 있던 DC SUPER HEROES 관

가든그로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그런지, 엄마와 아이 모두 한국인인 것을 많이 봤다. 대부분 엄마와 왔는데, 이 아이는 아빠와 온거지? 하며 그들도 나를 쳐다봤을 듯 하다. 입장료도 그리 저렴하지는 않았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복잡한 한국의 과학관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른 곳이었다. 2층의 마켓은 직접 쇼퍼가 되어 스크린이 설치된 카트를 끌고 다니며 화면에 뜬 물건을 제대로 담아 오는 미션을 수행할 수 있게 되어있고, 옆으로는 태블릿을 주고 화면에 나오는 가이드를 따라 작은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것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저런 체험 예약 잡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과학관을 좋아하는 Joshua의 성격에 맞춰서 다른 도시에서도 과학관은 꼭 한 군데는 찾아 방문했다. 한국에서도 광역시들마다 있는 과학관은 거의 다 갔었던 경험을 미국에서도 했던 것이다. 하지만, 과학관이라는 곳이 과학을 좋아해서 간다기 보다는 아주 커다란 키즈 카페이기 때문에 가는 것으로 보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즐거운 오전 시간을 보내고, 샌디에고로 이동을 했다. 미국의 도시간 이동에서도 당연히 교통 정체가 있을 것은 예상했지만, 이날은 금요일이었다. 주말의 경부고속도로 정체는 저리 가라! 싶을 정도로 도로가 꽉 막혔다. 끝이 안 보일 정도로 쭉 뻗은 도로에 끝이 안 보이도록 차들이 가득 차 있으니 숨이 막혀온다. 이러니 캘리포니아에 있는 테슬라가 자율주행을 선도적으로 주도하는게 아니겠는가.

끝없이 막혀 있는 도로 / 차 안에서 찍은 모습
잠시 차를 세우고 태평양 구경이나.

정체구간에 갇혀서 조금씩 이동을 하다 보니, 우측으로 잠깐 쉴 수 있는 곳이 나와서 태평양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해 본다. 구글맵을 확인하니 정체는 아직도 좀 더 가야한다고 한다. 우리는 샌디에고로 곧장 들어가지 않고 GO CITY 카드의 샌디에고 것도 구매를 해서, San Diego Zoo Safari Park를 들렀다 가기로 했다.

San Diego Zoo Safari Park - 샌디에고 사파리 파크 입구
플라밍고와 이름은 모르지만 정말 귀여웠던 작은 동물
동물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
이곳에서 결혼식을!
새와 대화를 하던 사육사

낮에는 날씨가 조금 더웠다. 왠지 더 습했던 느낌이 있었던 사파리. 굉장히 넓은 지역이었지만, 이틀의 강행군 이후에 온 곳이어서 가까운 곳들 위주로만 돌아보았다. 돌아다니던 중 특이하게 사파리 파크 안쪽에서 결혼식을 진행하는 것을 봤다. 우리가 갔을 때는 이미 식은 다 진행한 것 같고,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 파티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어쩐지 들어갈때부터 너무 잘 차려 입은 사람들이 많다 싶었다.

샌디에고 에어비앤비 호스트는 중국인이었다. 2세인지 이쪽에 유학 후 직장생활 하는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아주 친절한 분이었다. 우리에게 언제 오는지를 메세지로 물어와, 우리가 이제 사파리에서 출발하여 언제 도착한다고 알려주고 샌디에고로 다시 이동을 했다.

그리고 도착한 우리의 에어비엔비. 캠핑카와 일반 가정집의 방 한칸에 이어 세 번째 에어비엔비는 복층 구조로 된 집을 통으로 쓸 수 있는 곳이었다. 윗층에 잠을 잘 수 있는 방이 2개였는데, 하나는 무뚝뚝한 남학생이 살고 있었고, 다른 방에 우리가 머물렀다.

1층 거실과 주방
계단을 올라가면 나오는 곳이 현관 / 밀리고 밀린 빨래를 해 주었던 세탁기와 건조기

도착하니 호스트 Alex가 우리를 마중하러 나와 있었다. 친절하게 가방도 들어주고, 집으로 들어와서 방도 안내해 주고 본인이 사는 곳으로 가버렸다. 그래도 앱을 통해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바로바로 답을 해 주었던 친절한 Alex. 우리 차는 방문자 주차 공간에 차를 세웠는데, 등록을 해 둬야 한다고 표지판이 있길레 연락하니, 본인이 이미 나가면서 우리차 번호를 확인해서 등록해 주었다고 답을 준다. 정말 친절했던 호스트였다.

친구집에서 여행 초반 빨래를 한 후, 제대로 빨래를 못해서 계속 쌓여왔던 밀린 빨래를 밤 늦게까지 해 준 세탁기와 건조기를 여기서 만났다. 

에어비앤비 숙소 근처의 석양 1
에어비앤비 숙소 근처의 석양 2
근처에 있던 SONIC 매장과 편의점 안 매대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이 되어, 멋진 석양을 직접 지켜보기도 하고 현지인처럼 동네 산책도 할 겸 밖으로 나왔다. 전봇대와 전선들이 좀 아쉬웠던 지역이지만, 맑은 하늘 위로 보여지는 석양은 참 멋졌다. 동네도 번화가와는 거리가 멀지만 고즈넉한 동네 분위기가 참 좋았던 곳이다.

우리가 머문 숙소는 샌디에고 중심에서는 살짝 북쪽의 외곽이었지만, SEA WORLD라던가 다운타운으로 접근하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던 곳이었다. 물론 어느 곳을 가더라도 약간의 정체는 피할 수 없었지만. 이런 곳에서 살면 참 좋겠다 싶었던 곳이었다. 도시 관광을 재미있게 즐기는 여행 타입은 아니었으나 미국인들이 은퇴 후 살기 곳으로 꼽는다는 샌디에고는 어떤 매력이 있을지 기대를 하며 하루를 마쳤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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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1 - 샌프란시스코, Exploratorium

#2 - 씨티투어, 금문교, 캘리포니아사이언스센터

#3 - 구글플렉스, 스탠포드대학교

#4 - 현지인처럼 주말 보내기, 도서관, 테크뮤지엄

#5 - 한인교회, 인앤아웃버거

#6 - 본격 로드 트립, 1번 국도 해안도로, Mystery Spot, Elephant Seal Vista Point, Lemoore

#7 - 마리포사 그로브(Mariposa Grove), 글래시어 포인트(Glacier Point) in 요세미티

#8 - 요세미티 밸리 (Yosemite Valley)

#9 - 요세미티 공원 Tioga Road, 데스밸리 국립공원 그리고 잠 못 드는 밤

#10 - 데스밸리 국립공원 (Death Valley National Park)

#11 - 라스베가스(Las Vegas)를 들러 자이언 캐년(Zion Canyon)으로 이동

#12 - 자이언 캐년 (Zion Canyon)과 내로우 트레일(The Narrows Trail), 캐년 오버룩 트레일 (Canyon Overlook Trail)

#13 - 브라이스 캐년 시티 (Bryce Canyon City)와 락샵 (Rock Shop)

#14 - 브라이스 캐년(Bryce Canyon), 나바호-퀸스가든 트레일 (Navajo Loop & Queen's Garden Trail)

#15 - 오더빌 락샵, 호스슈벤드, 카이옌타

#16 - 모뉴먼트 밸리 (Monument Valley)

#17 - 그랜드 캐년 (Grand Canyon)

#18 - 압도적 입체감, 그랜드 캐년(Grand Canyon)

#19 - 라스베가스(Las Vegas), 또 찾아간 캔디샵 

#20 - 멋진 석양의 조슈아트리국립공원(Joshua Tree National Park)

#21 - 디즈니랜드 파크 (Disneyland Park California)

#22 - 디즈니랜드 캘리포니아 어드벤쳐 파크 (Disneyland California Adventur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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