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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로그- 두 친구 이야기/안케 드브리스

tanya 2021. 1. 14.

  친구에게 이 책을 추천하면서 책표지를 보여주었더니 책표지가 너무 예쁘다고 한다. 하지만 이책은 전혀 예쁘지 않은 책이며, 오히려 그 반대이다. 이 책은 아동학대 관한 이야기이다. 자기의 친부모에게 학대를 당하는 것은 너무나 가슴 아프고 슬픈 일이다. 왜냐하면 이 세상을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어린이들은 자신을 학대하는 부모조차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부모와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학대를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이 슬프지 만은 않다. 누군가에게 댓가를 바라지 않는 친절을 베푼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세상을 바꾸게 한다는 것을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아동학대라는 무거운 주제를 너무 감성적이지 않게 한 발 떨어져서 비교적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 점이 마음에 든다. 감정과 작가의 생각을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강요하는 책은 정말 싫다. 또 이 책이 마음에든 이유는 정상적이고 제대로 된 어른들의 모습이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물론 자기 자식을 학대하는 엄마라는 최악의 어른의 모습이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유디트를 도와주려고 하는 많은 어른들의 모습이 나와서 좋다. 보통 어린이 책에서는 제대로 된 어른들의 모습보다는(특히 교사의 경우) 주인공이 처해진 상황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오히려 어른답지 않게 그 상황을 악화시키는 악역의 역할을 맞는 어른들이 모습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그 상황을 풀어나가는 것은 늘.. 주인공의 친구이거나 주인공이 아이들이다. 물론 이야기의 전개상 그렇게 극적으로 상황을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제대로 된, 어린이의 힘든 상황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어른들이 많이 나오는 책도 읽고 싶다. (이건 아마도 내가 교사라서 교사를 너무 부정적으로 묘사한 책들을 보면 불편해지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이책에서는 주인공을 잘 살피며 도와주려는 교사가 나오기 때문에 더 좋아하는 것일 수 도 있다.) 그래야 아이들도 힘든 일이 있거나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있을때 어른들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동학대의 그 뿌리를 보면 아동학대를 하는 어른들의 어린시절에서 그들도 학대를 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동학대를 심각하게 생각해야하고 또 뿌리 뽑아야 하는 것은 아동학대를 당한 아이들이 자라서 자기 자식을 학대하는 부모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그렇다고 학대를 받고 자란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가 없길 바란다. 오히려 그러한 상황에서도 훌륭하게 자란 많은 사람들이 있다.)  유디트의 엄마도 학대를 당했던 피해자이지만 동시에 가해자이다.

  유디트의 엄마가 가해자 엄마로 자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사회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학대받는 아동들을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살펴볼 수 있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내가 이 책을 읽은 것이 정말 다행이다. 앞으로 내가 맡는 아이들을 잘 살펴보고 그 아이들을 위해서 실질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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