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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아들의 미국 서부 여행기 #15 - 오더빌 락샵, 호스슈벤드, 카이옌타

gracenmose 2021. 2. 2.

 

오늘의 장소: Horseshoe Bend

 

본 여행기는 2019년 7월 27일의 여행 후기입니다.
시리즈물로 올리고 있으며, 이전 글은 아래 더보기를 참조하세요.

이날의 이동 경로: Bryce Canyon (incl. Navajo-Queen's Garden Trail)  ➡️ 호스슈벤드 (Horseshoe Bend) ➡️ 카이옌타 (Kayenta)

브라이스 캐년 - 페이지 (호스슈밴드) - 카이옌타까지 이동 (모뉴멘트밸리)

많은 사람들이 자이언캐년, 브라이스캐년을 거쳐 그랜드캐년으로 가는 일정을 계획하면서 애리조나 페이지 (Arizona Page)에 있는 엔텔로프 캐년(Antelope Canyon)과 호스슈벤드(Horseshoe bend)를 방문하는 일정을 넣는다. 이동거리가 적당하기도 하고 두 장소 모두 멋진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여행하고 오면 머리 속에도 잊혀지지 않게 남는 장면이 있지만, 사진은 잊혀진 기억도 다시 꺼내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니 사진 찍기 좋은 장소로 갈 계획을 뺄 수는 없는 것이다.

미국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조금 적은 장소를 가더라도 내실 있게 가 볼 것인가, 조금 무리해서 여러 장소를 보는게 좋을 것인가. 결과적으론 엔텔로프 캐년 예약 실패가 큰 이유였지만, 미국의 대자연 관광은 조금 더 많은 장소를 거쳐 가 보는 것으로 틀을 잡았다. 그래서 오늘도 역시 이동 경로가 페이지에서 호스슈벤드만 보고 바로 다음 목적지 앞까지 가서 숙박하는 형태로 되어 있다.

차 앞유리로 들어오는 풍경도 예술 같았던 오더빌 근방의 도로, 그림 같은 도로 풍경 1

브라이스캐년을 뒤로하고 전날 지났던 도로를 따라 다시 남쪽으로 향했다. 한 폭의 그림 같았던 곳들을 운전하며 지나가는 것 역시 여행의 큰 묘미다. 그렇게 멋진 풍경의 도로를 지나가고 있는데, 브라이스 시티에서 본 Rock shop에 크게 감명을 받은 Joshua님이 길 양쪽으로 등장한 락샵을 보고는 잠시 정차를 명하셨다.

도로 왼쪽편에 있던 카페를 겸하였던 락샵
우리의 진행방향 쪽으로 있던 오더빌 마인 락샵.

뜬금없이 도로가에 나타나는 가게일 뿐인데, 조형도 잘 해 놓은 재미난 락샵

이 샵은 작은 마을인 Orderville 을 지나서 바로 나오는 곳이기는 하지만, 역시나 오늘도 우리 차 뿐 아니라 여러대의 차량이 잠시 주차하며 이 샵에 들리는 것을 경험한다. 전날 들른 곳과는 크게 다른 것은 없지만, 나중에 들른 가게는 야외에 조형물들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은 점은 특색이 있었다.

그림 같았던 도로 풍경 2
그림 같았던 도로 풍경 3 

페이지로 가기 위해선 Kanab이란 곳을 지나 2가지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 하나는 89번 도로로 계속 따라가는 편하고 빠른 길, 다른 하나는 그랜드캐년 노스림 가는 길 쪽으로 가는 89A길. 앞서 서두에서 여러 곳을 가 보는 것으로 결정하였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여행에서 그랜드 캐년 노스림을 아쉽게도 빼버렸다. 아무리 시간을 쪼개어도 노스림과 사우스림을 다 가보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노스림을 못 간 핑계로 꼭 이곳을 다시 가봐야겠다는 의지가 생긴다.

89번 도로로 가도, 주변 풍경은 너무나 좋다. 중간중간 특이한 지형들이 나오는데, 우리나라였으면 뭔가 이름을 붙여서 관광지화 시켜 놓을 것 같은 곳들이.. 여기선 그냥 아주 평범한 곳이다. 그런 곳을 지나 드디어 페이지에 도착.

Hwy 89, 대충 이런 곳들을 지나오는 것이다. (소스) 구글 어스

 

페이지로 들어가기 전 Glen Canyon Dam을 지나는 다리가 굉장히 압도적인 느낌을 주었는데, 요즘은 진짜 랜선 여행이라는 표현이 가능하게 해 주는 툴이 많아서 좋은 듯 하다. 구글 어스를 확대하니 아래처럼 보여준다.

 

다리 건너는 느낌이 짜릿했던 글렌 캐년 댐 앞 풍경 (출처) 구글 어스

 

작은 공항도 갖추고 있는 페이지를 왼쪽으로 둔 채로 남쪽으로 내려가다보면 호스슈벤드(Horseshoe bend) 안내판이 보인다. 우리가 가기 얼마 전 주차장 공사를 마쳐서, 호스슈벤드 바로 앞에 주차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넓고도 넓은 미국 땅에서.. 주차비가 왠말이냐. 내 기억에 주차비는 무려 $10. 이후 여행에서도 느꼈지만, 미국 관광지 주차 수입만 해도 엄청날 것이 분명하다.

 

주차장에서 호스슈벤드로 들어가는 길. 햇살이 정말 뜨겁다.
점점 다가오는 호스슈벤드

 

지대가 높고 낮음에 따라 기온이 크게 차이나는 것을 경험했던 미국 여행. 주차장에서 내려서부터 뜨거운 햇살과 달구어진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온도가 심상치 않다. 주차장에서 왕복 1.5키로 좀 넘는 거리를 걸어갔다 와야 하는데, 여름에 이곳을 방문하는 분은 꼭 양산이나 우산을 준비해서 가는 것이 좋겠다.

호스슈벤드는 말 그대로 말굽의 모양으로 콜로라도 강이 흐르는 곳이다. 힘들게 땀 뻘뻘흘리면서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가면, 아래 사진과 같은 자태를 풍기는 호스슈벤드가 나타난다.

 

호스슈벤드의 위엄
아름답게 호스슈벤드를 찍고자하는 Joshua 사진 작가님의 열정
주변 사람들 피해 찍어본 인물사진, 그리고 사진 찍는데 들려온 한국말. 바로 옆에는 한국 관광객들이..

 

단체 투어 코스도 들르는 코스여서 그런지, 여기저기 한국말이 많이 들려온다. 가이드를 통해 보다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다닐 수 있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되기는 할 것 같다. 

사실 규모는 많이 다르지만, 우리나라도 영월에 있는 한반도지형은 볼만하다. 구글어스가 우리나라 지도는 이쁘게 표시가 안 되는 점이 좀 아쉽지만 구글 어스로 둘을 비교해 봤다.

 

(좌) 영월의 한반도 지형 (우) 호스슈벤드   (출처) 구글 어스

 

이동 계획에 맞춘 엔텔로프 캐년 예약 시도했었지만 아쉽게 우리가 가려던 날짜에는 남은 자리가 없었다. 그날이 토요일이었던 것이 영향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여간, 우리는 시간에 맞춰 다녔어야 해서 아쉽게 뺐다. 아래와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라는 후기들도 있고 해서 아쉽지만 사진으로만 보기로.. 예약을 못하더라도 페이지에서 숙박을 하고 다음날 일찍 투어 장소로 가서 현장 예약을 하는 방법도 있다. 

 

엔텔로프 캐년 이미지 (출처) Pixabay

 

잡혔다 안잡혔다 하는 통신 네트웍으로 인해 안드로이드 오토가 맵을 못 찾아서 98번 도로로 바로 갈 수 있는 길을 지나쳐 본의 아니게 페이지 쪽으로 살짝 돌아서 움직였다. 그래도 이제 남은 거리는 100마일. 100마일이면 서울 강남에서 대전까지 가는 거리인데, 이 정도는 이제 바로 이웃한 동네다. 그냥 가면 되는 것이다.

 

다시 시작된 쭉쭉 뻗은 도로
지평선이 내다 보이는 직선 도로

 

카이옌타 (Kayenta)라는 곳은 유명한 곳은 아니고, 우리의 다음날 목적지가 모뉴먼트 밸리(Monument Valley)였기 때문에 가는 길목에 있는 곳으로 숙소를 잡았다. 모뉴먼트 밸리 앞쪽 숙소는 좀 비싸기도 하고 하여 30분 안쪽 거리인 그곳으로 숙소를 잡고는 또 쭉 뻗은 도로를 열심히 달려간다. 크루즈만 걸고 앞만 바라보고 있으면 저절로 도착하는 느낌. 차 앞유리가 깨끗하지 않았지만 Joshua를 시켜 풍경 좀 담아보라고 해서 담은 풍경들이다.

그리고 드디어 카이옌타에 도착!

 

우리가 머물렀던 Kayenta Hampton Inn 과 우리의 방
석양이 지고 있던 하늘
우리가 지나왔던 도로쪽 풍경
붉게 물들어 가는 Kayenta의 석양 1, 사진 속 밝게 빛나는 저 Sonic을 가고 싶었는데...
붉게 물든 Kayenta의 석양 2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방을 배정 받아 간단한 짐부터 우선 옮겨 놓았다. 창밖을 보니 곧 해가 넘어가려고 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래서 방에서 나와 서쪽 하늘을 사진으로 찍으며 공터로 조금 걸어가 보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부랑자가 나타나 돈 있으면 돈 좀 달라고 하며 말을 걸어왔다. 1달러인가 5달러인가 달라고 했던 것 같다. 지나다니는 사람조차 거의 없는 곳인데, 이게 왠 날벼락일까 싶었지만, 총은 없는 듯 보여서 (총 무서운 미국..) 사실대로 돈이 없다고 얘기했더니 싱겁게도 그냥 간다. 그런데 그 모습을 어디선가 보고 있던 사람이 있었던 것 같다. 숙소로 다시 돌아와서 한 바퀴 둘러 보는데, 직원이 여기 주변에 어슬렁 거리며 돈 달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돈 주지 말란다. 상습범이라 그랫다. 그래서 이미 만나서 그냥 보냈다고 해 주었다. 

우리가 머문 Kayenta는 그냥 작은 마을이다. 그래서 여행 준비할 때 이곳을 언급하는 후기 조차 거의 찾아 볼 수가 없었던 곳. 사실 뭐가 있는 곳도 아니니까. 지금도 가끔 구글 지도로 모뉴먼트 밸리를 다시 찾아보고 그럴때면 왠지 이곳이 정겹게 느껴졌다. 그래도 하루 숙박을 했던 동네여서 그런가, 아니면 돈 달라고 했던 거지 때문일까?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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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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