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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웅 후기 - 감독 리스크는 없다?

gracenmose 2022. 12. 28.

뮤지컬 영화 '영웅' 관람 후기

뮤지컬 ‘영웅’을 영화로 만든다고 해서 굉장한 기대를 가지고 기다렸던 영화를 거의 3년을 기다린 끝에 보게 되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미리 올라온 OST를 들으며 뮤지컬에서 느꼈던 그 감동을 어떻게 연출했을지 기대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노래를 너무 잘 해서 놀랐던 김고은의 음색이 영화에서 어떻게 감동을 전달해 줄 것인지, 뮤지컬에서 보여주는 정성화의 목소리가 영화에서도 잘 어울릴지, 뮤지컬의 중간에 나오는 연주곡인 ‘추격’이 영화에서 어떻게 구현시켰을지 궁금한 상태로 극장을 갔다.

영화의 시작부분은 마음에 들었다. 뮤지컬의 첫 곡이 그대로 영화로도 삽입되었고, 분위기를 잘 살렸기 때문에 벅찬 감동을 느끼기 충분하게 연출을 했다. 이 곡만 해도 사운드가 꽉 차게 잘 들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어지는 영화의 스토리는 뮤지컬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뮤지컬에서도 배경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졌는데, 영화에서도 그런 부분은 자연스럽게 연결시킨 점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설희의 ‘당신을 기억합니다’의 연출이 조금 미흡한 느낌이 들었다. OST를 들을 때는 배역을 맡은 김고은이 정말 사력을 다해 절규하는 모습처럼 들렸는데, 막상 연기와 어우러지는 모습을 볼 때는 사운드가 부족한 것인지, 그 감동이 생각만큼 크지 않았던 것이 아쉽다.

(영화에서 배우 김고은이 부른 노래만 따로 모은 것은 아래 영상을 참조하면 됩니다.)

이후에도 중간 중간 노래로 이어지는 장면은 아직 우리나라 뮤지컬 영화가 없어서 그런지, 어색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디즈니 애니메이션도 그렇고 뮤지컬을 영화로 만든 다른 작품들, 오페라의 유령이나 캣츠, 레미제라블과 같은 작품에서 노래 부르는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는 차이가 나지 않는다 생각한다.

다만, 그 곡이 한국 노래여서 내가 가사를 다 이해하고, 내가 생각하는 감정선과 실제 배우의 노래하는 표정과 몸짓에서 느껴지는 감정선이 잘 맞지는 않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한국 뮤지컬 영화의 시작으로서는 충분히 잘 연출했다고 생각한다.

제일 아쉬운 것은 노래 부를 때는 조금 더 사운드를 크게 녹음해 줬으면 어떨까 싶다. 일부러 현장감을 잘 살리기 위해서 현장 녹음으로 했다는데, 그것이 더 잘 느껴지도록 사운드도 키웠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 영화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윤제균 감독 때문에 기대를 안하는 모습이 보인다. 관람객으로 하여금 슬픔을 느끼게 만드는 신파 전문 감독이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영웅은 스토리 자체가 신파다. 그 신파를 최대한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래라는 수단을 동원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영화를 보면 비판적인 후기를 남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뮤지컬에서도 곳곳에 들어가 있는 소소한 유머 코드는 영화에서도 그대로 살리려고 노력을 했는데, 그것 역시 뮤지컬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비판을 들을 수 있겠다 생각했다. 시나리오만 보면 매우 장엄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져야 하는데, 일부 독립운동가들을 재미있는 캐릭터로 바꿨으니까 말이다.

스토리에서 조금 어색한 부분도 있는데, 뮤지컬에는 있는데 빠진 노래들이 있어서 그렇다고 본다. 영화 시나리오로 이어가기는 했지만 그 가사가 다 녹아들지 않았다고나 할까?

결론적으로 뮤지컬을 알고 영화를 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상당수의 일반 관람객 사이에는 호불호가 조금 갈릴 수 있을 그런 영화인 점은 살짝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반드시 크게 흥행했으면 좋겠다. 일본이 저지른 악랄한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교훈이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관람객들이 영화 영웅을 보기를 희망한다.

뮤지컬 영웅 시츠프로브 영상 추천

개인적으로 뮤지컬 영웅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추격'이라는 제목의 연주가 되면서 무대에서 배우들이 쫓고 쫓기는 장면을 연출한 부분이다. 이것을 영화에서 어떻게 표현했을지가 가장 궁금했는데, 아쉽게도 다른 방식으로 표현을 바꿔버렸다. 

음악과 함께 어우러지는 배우들의 쇼를 봐야만 그 감동이 오지만, 음악부터 한 번 들어보는 것을 추천해 본다. 아래 영상은 영화 개봉일에 뮤지컬 공연이 함께 시작되어, 모든 배우들이 모여서 공연의 곡들을 소화하는 것이다. 그 중 '추격' 부분에서 시작되도록 영상을 공유해 보며, 영화 후기를 마친다.

(막상 글을 올리고 나니, 영상 재생 시점 지정이 잘 되지 않았는데, 아래 영상에서 39분 25초 정도부터 시작되는 연주곡이 바로 '추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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