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 김호연 장편소설
아이 엄마가 아주 재미있게 읽는 모습을 봐서 어떤 책인지 궁금했던 책이다. 특히 '참참참'이 뭔지 궁금해서 대체 어떤 내용의 책인지 궁금했다. (참참참은 참깨라면, 참치김밥, 참이슬의 조합을 의미한 단어임)
불편한 편의점
이 소설은 서울역에서 노숙을 하던 '독고'라는 주인공이 편의점 사장의 지갑을 주운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주인공 '독고'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기억을 하지 못해서 노숙자들과 함께 생활을 했었으나, 과거에는 바른 생활을 하던 사람이었는지, 행동의 바탕에 좋은 기운이 보여서 편의점 사장이 야간 알바로 고용하면서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해 나가는 소설이다. 초반에는 편의점 알바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주 이야기로 펼쳐지고, 중반에는 편의점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데, 그것을 '독고'만의 방식으로 그 문제를 해결해 주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후반부에는 편의점 사장의 아들이 등장하고, 그 아들도 역시 '불편한' 편의점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들을 한다. 그러는 과정에도 불구하고 독고씨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행동에 대해 제대로 대처를 하는 과정이 계속된다. 독자는 독고씨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지 계속해서 궁금해하도록 내용을 잘 전개해 나가서, 마지막까지 그의 정체를 궁금하게 잘 끌어나가는 방식이 개성있다.
마지막에 모든 것이 밝혀지기는 한다. 소설을 읽는 동안 독고씨의 정체가 궁금하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나름 이 불편한 편의점이 계속해서 손님들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으로 끝나는 것을 바랬던 것 같다. 하지만, 막판에 급반전이 일어나면서 독고씨의 정체와 그의 과거, 그가 왜 노숙 생활을 하는지는 모두 밝혀진다. 작가의 의도인지 모르지만, 사회 비판적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소설은 따뜻한 느낌이 든다. 사람사는 세상을 묘사하는 능력이 탁월한 작가의 문장력이 아주 탁월하다. 조금 어렵게 쓰는 작가들의 책을 보다 보면 현실에서는 절대로 하지 않을 것 같은 류의 대화가 등장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이 소설에서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으로 아주 간결하게 잘 쓴 문장들을 볼 수 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서 이 책은 아주 술술 읽힌다는 장점이 있다.
저자인 김호연이라는 분은 국어국문학을 졸업하고 시나리오 작가, 만화 스토리 작가로 하다가 소설가까지 그 경력을 이어나간 분이다. 『망원동 브라더스』로 2013년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고 하는데, 조만간 이 분의 소설을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당 소설도 이번 책 『불편한 편의점』처럼 동네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라고 하니, 망원동에서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잘 적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이상하게 '옥수수 수염차'가 땡기게 된다. 참참참도 그렇고 편의점에서 팔아볼만한 색다른 조합을 몇 개 발견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중 하나인 '옥수수 수염차'는 두고두고 생각나게 하는 소설이다.
꼭, 옥수수 수염차를 옆에 두고 읽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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