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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어 서점 / 김초엽 짧은 소설

gracenmose 2021. 11. 19.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과 최근 장편 소설 『지구 끝의 온실』을 펴낸 소설가 김초엽의 최신 신간인 『행성서 서점』을 대출하여 읽어보았다. 11월에 출간한 책이어서 아직 책을 소장하고 있는 도서관 수도 30여개에 불과한 상황인데도 말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것이 적용되는 방법을 이용하여 쉽고 편하게 대출해서 봤다. 우리가 열심히 돈을 벌어 세금을 내면 국가는 국민들을 위해 그것을 사용하는데, 일부 서비스는 그 방법을 아는 사람들만 잘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해서 보는 것도 마찬가지.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만 이용하니 책과 거리가 멀다고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만큼 세금 혜택을 스스로 누리지 않는 것이다.

행성어 서점

행성어 서점 / 김초엽

책의 표지에도 적혀 있듯이 소설가 김초엽의 '짧은 소설'들로만 구성된 소설집이다. 작가를 유명하게 만들어 준 첫 소설집에 있던 단편보다도 더 짧은 소설들도 있다. 작가 스스로도 한 번에 써 내려간 글도 수록했다고 했다. 읽다보면 비교적 짧은 이야기도 있었는데, 아마도 그것이리라.

혹시나 단편 소설을 볼 때, 어떤 제목들이 있는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책의 목차를 올려본다. 이전 단편 소설 모음집도 그러했듯 이번 책의 제목도 수록된 글들 중 하나의 제목이다.

서로에게 닿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 선인장 끌어안기
- #cyborg_positive
- 멜론 장수와 바이올린 연주자
- 데이지와 이상한 기계
- 행성어 서점
- 소망 채집가
- 애절한 사랑 노래는 그만
- 포착되지 않는 풍경

다른 방식의 삶이 있음을
- 늪지의 소년
- 시몬을 떠나며
- 우리 집 코코
- 오염 구역
- 지구의 다른 거주자들
- 가장자리 너머


얼마 전에도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다들 스마트폰을 볼 때 책을 읽은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읽기 시작했다. 책이 길지 않아서 오랜만에 하루에 다 읽은 책이기도 하다. 평소 책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인 내가 하루에 다 읽은 책이라면 둘 중 하나다. 정말 재미가 있거나, 짧거나.

(정답은 짧아서다. 216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데다가 책의 크기도 크지는 않기 때문)

단편소설의 특징은 뭔가 사건이 복잡하게 돌아가거나 인물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등의 구조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독자에게 어느 정도 상상의 여지를 남기는데 있다. 장편소설은 작가가 의도하는 세상 속으로 독자가 조금씩 빨려 들어가서 그 그 세상을 함께 즐긴다면, 단편소설은 작가는 아이디어만 던져주고 나머지의 세상은 독자에게 넘겨 버리는게 아닐까.

그래서인지 단편소설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나처럼 평소에도 이상한 상상의 세계를 펼치는 사람에게는 김초엽 작가처럼 내가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던져주면 덥썩 물고 그것을 즐길 수 있는 것 같고, 작가가 만들어주는 세상에 빠져들고 싶은 독자라면 단편보다는 장편을 더 좋아하지 싶다.

'멜론 장수와 바이올린 연주자'는 라이프 사진전에서 본 하나의 사진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 쓴 내용이라고 한다. SF 소설을 쓰는 작가가 보는 세상은 신비롭다. 우리는 사진 밑에 적힌 사진의 설명을 보고 말텐데, 소설가는 다른 세계로 갔다가 돌아와 그 이야기를 독자에게 전달해 준다.

단편 소설집이어서 내용에 대해 써보는 것은 별 의미는 없을 것 같다. 김초엽의 스타일로 세상을 바라보고 다른 세계를 펼쳐나가는 내용이다. 이 책은 올 해 출간하는 3개의 단편 소설 모음집의 두 번째 책이다. 2021년 10월 『방금 떠나온 세계』를 시작으로 이번에 소개하는 11월 『행성어 서점』 그리고 12월에『므레모사』까지 이어진다.

김초엽, 방금 떠나온 세계
김초엽, 행성어 서점


이 작가의 책을 여러권 몰아 읽었는데, 마음에 드는 부분도 있고 약간은 갸웃거리게 하는 부분도 있기는 하다. 일단 유명세를 타면 이후에는 어떤 행보를 해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따라온다. 팬이 생기기 때문이지. 그렇다고 팬들이 적어놓는 추천글들을 보면서 따라갈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나에게 맞는 소설가, 작가는 내가 스스로 찾아보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독특한 세계관으로 이렇게도 생각해 볼 수 있구나. 그런 것을 느끼고 싶다면 한 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긴 시간 읽어야 하는 부담이 없는 것만으로도 접근하기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소설

책을 주로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보는 편인데, 출간한지 시간이 꽤 지난 편임에도 대출 상위권에 있던 소설이기도 하고, 한국 작가의 SF소설이 드문 편이지만 평도 좋은 소설집이 있어서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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