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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하듯이 쓴다, 강원국의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법 / 강원국 지음

gracenmose 2021. 11. 22.

읽을 책을 고르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나는 하나의 주제에 꽂히면 그 주제에 관련 된 책을 집중하거나 한 저자에게 꽂히면 해당 저자의 책에 집중하는 편이다. 글의 스타일에 따라서 술술 읽히는 책이 있고 그렇지 않은 책이 있는데, 아무래도 내가 보기 편한 책이 끌리는 것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게 아닐까.

 

그래서 이번에 손에 잡히게 된 책은 얼마 전에 읽은 책의 저자인 강원국님의 책이다. 글쓰기 관련된 책을 여러권 쓰셨지만, 처음 접한 책은 '말하기' 책이었고, 이번에 읽은 책은 글쓰기 관련 책이다.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 강원국 저

 

나도 사실 '말하듯이' 글을 쓴다고 생각은 하고 있기는 하다. 말을 글자로 옮긴 것이 글일 뿐. 말과 글은 다른 것은 아니다. 그럼 내가 말을 잘 하느냐? 그렇지는 못하다. 소리내어 말하기는 강하지 않다. 대신 내 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면서 나와의 대화는 곧잘 하는 편이다. 그걸 글로 옮기는 것 뿐이지.

 

나는 말하듯이 쓴다.

강원국의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법

나는 말하듯이 쓴다 책 표지
나는 말하듯이 쓴다 / 강원국

이런 류의 책을 읽은 후에 남기는 책 후기에는 보통 '블로그'를 할 때 어떻게 글을 쓰고 어떤 자세로 하는지에 빗대어 글을 썼는데, 이번에도 그리 해 보려고 한다. 어쩌다보니 티스토리 블로그, 네이버 블로그에 더불어 브런치까지 글쓰는 플랫폼 여러 곳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주력은 블로그 아니겠는가. 

 

블로그를 하는 분들이라면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을 부분이 너문나 많다. 그 부분마다 인덱싱용 포스트잇을 붙였다면 아마 거의 모든 페이지에 붙었을지도 모른다. 휘리릭 읽어나가면서 순간적으로 여긴 붙여야겠다 싶은 곳만 붙여 본 것을 여기 옮겨 본다.

 

p. 26
글쓰기의 치유효과는 쓰는 과정에서는 물론, 시간이 지난 후 써놓은 글을 읽을 때 더 크게 느껴진다. '아, 그때 이랬구나' 하고 반추하면서 새로운 용기를 얻는다. 독백에 머물지 않고 글을 남에게 보여주며 고백하면 고해성사 같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그뿐 아니라 글을 읽는 이들의 상처까지 어루만져준다. 그래서 글은 나눌수록 좋다.

 

블로그를 오래하게 되면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오래 전 내가 작성했던 글을 보게 되면 그 때의 생각이나 느낌이 다시 떠오르게 된다. 게다가 블로그는 나 혼자 보기 위한 공간이 아닌 일종의 공개된 일기장이다. 맛집 후기를 남겨도 그 안에 내 생각과 느낌이 녹아 들어 있고 추억이 깃들여져 있다. 버거 후기를 남겼더라도 그때 그 버거를 먹게 된 상황이나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작정하고 잘 쓴 글이 아니더라도 불과 몇 개월 전에 내가 남긴 글을 다시 보는 것만으로도 이런저런 생각을 다시 해 보게 해주는 것 같다. 글을 씀으로써 내 생각이 정리되는 좋은 효과가 나타난다.

 

 

p .119
직장생활은 내가 주인으로 사는 게 아니다. 내 시간을 저당 잡히는 대신 급여를 받는 것뿐이다 .언젠가 떠난다. 직장에 있는 동안은 그 이후를 준비하는 기간이어야 한다. 그래야 직장을 다니는 동안 일과 관계 속에서 나의 콘텐츠를 찾을 수 있다. 그것으로 퇴사 후 내 인생을 살 수 있다. 보고서를 못 쓴다고 글쓰기에 재능이 없다고 속단하지 마라. 보고서가 아닌 다른 글을 쓰거나, 또는 자신의 글을 쓰면 재미있어 죽을 지경이 될지도 모른다. 부디 살아남아서 나답게 사는 찬란한 날을 맞길 바란다.

 

직장인의 딜레마 같다. 얼마 전에 이 블로그에 썼던 다음 포털 메인페이지에 올라가는 블로그 분석 같은 것은 정말 재미있는데, 비슷한 형식으로 회사일로 통계 분석을 하는 건 그렇게도 재미 없을 수가 없다.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내가 생활하는데 필요한 수입은 거기거 나오는데... 일단 반성하고 저당 잡힌 시간 동안에는 충실히 업무에 임해야겠다..

 

 

p. 162
지식과 정보로 글쓰기
1. 지식을 찾는다.
2. 지식을 이해한다.
3. 지식을 설명한다.
4. 자기만의 관점과 시각으로 해석해 의견을 덧붙인다.
5. 현실에 적용한다.
6. 해법이나 대안을 제시한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이것을 블로그 글쓰기에도 접목할 수 있다. '키워드를 찾는다 → 상위 노출되는 블로그를 보고 이해한다 → 관련 키워드를 가지고 글을 쓴다 → 이때, 다른 블로그에 없는 내 의견이나 정보를 넣는다 → 발행한다 → 들어오는 유입을 보고 다른 키워드를 찾는다'와 같은 식으로 블로그 글쓰기를 하면 유입이 있는 키워드를 찾을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건 그 키워드를 어떻게 찾느냐이다.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된다. 내가 오늘 아침에 검색한 것이 키워드다. 어제의 내가 검색한 것이 키워드이다.

 

 

p. 187
글은 경험이 많을수록 잘 쓸 수 있다. 경험하려면 시도해야 한다. 시도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작을수록 좋고, 다른 하나는 클수록 좋다. 작을수록 좋은 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클수록 좋은 건 목표요, 꿈이다. 하고 싶은 일과 이루고 싶은 꿈이 있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쌓이고, 그 이야기가 글이 된다.

 

이 부분에는 매우 공감이 갔다. 그 경험에는 글을 쓴 경험도 포함이지 않을까. 글은 쓸수록 는다고 하는 것은 글을 쓴 경험의 축적이 가져다 주는 효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가면서 글을 쓰다보면 글은 늘게 되어있다. 

 

블로그를 하다 보면 이런 말을 써도 되나 싶은 경우가 있을텐데, 나는 그런 고민을 할 때 그 내용을 써도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논술 시험을 보는 것도 아니고 정답을 찾아야 하는 문제를 푸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내 의견을 내 공간에 적는 것이 블로그일뿐. 내 글을 보고 '에이, 난 생각이 좀 다른데'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어디 없겠는가.

 

하지만, 난 내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적었을 뿐, 그것이 정답이라고 얘기한 적이 없기 때문에 남들이 내 글이 어떤지 평가하는데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우리가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보게 되는 블로그를 보고 글이 별로네 마네 정도로 간단하게 평을 하긴 하겠지만 어디까지나 마음 속으로만 그러지, 악플을 달거나 욕을 하는 건 아니지 않으니 말이다. 그러니 블로그에 적는 글이 어떻든 두려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리는 논문을 쓰는게 아니다. 그저 남이 봐도 괜찮은 일기를 쓰는 것 뿐. 

 


책의 마지막을 보면 저자는 이 책에 대해서 아주 만족스럽게 마무리를 한 글이라고 스스로 평가를 했다. 내가 쓴 글에 저렇게 평가하기 쉽지 않은데, 대단한 자신감이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로, 나도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정말로 말하듯이 글을 썼기 때문에 술술 잘 읽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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