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 강원국 저
회사 근처에 있는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가서 반납만 하고 빈손으로 돌아오기 허전해서 서가를 돌아보는 중 저자와 제목이 눈에 띄어서 들고온 책이다. 『대통령의 글쓰기』를 쓴 분이고 글쓰기 관련 책을 몇 권 출간하신 것은 알고 있는데 말하기 관련 책도 있어서 얼른 들고 왔다.
강원국님의 책은 이번이 처음 읽는것이다. 어떻게 글쓰기를 하는지도 궁금하여 빌린 책이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오랜만에 스마트폰이 아닌 책을 읽으면서 갔다. 주위의 사람들은 모두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는데 - 나도 그들과 마찬가지였지만 - 나 혼자 책을 읽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말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존중하고 존중받는 일상을 빚어내는 힘
진짜 어른다움의 완성은 말 속에 있다
어른으로써 존중을 받는 일상을 살기 위해서는 어른답게 말을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강원국님이 KBS 라디오 [강원국의 말 같은 말]을 방송하면서 받은 사연들에 대해 방송을 하면서 이야기한 것들을 모은 내용이다. 블로그를 통해서 글로 소통을 하지만, 사실 말이나 글이나 마찬가지다.
이 책은 아래와 같이 7개의 장으로 이루어졌고, 그 안에 각각의 말공부 수업을 담은 방식으로 되어 있다.
1장. 말거울에 나를 비춰봅니다.
2장. 어른답게 존중하고 존중받습니다.
3장. 유연하게 듣고 단단하게 답합니다.
4장. 말을 비우고 대화를 채웁니다.
5장. 일의 본질을 잊지 않습니다.
6장. 입장이 아닌 이익으로 설득합니다.
7장. 말보다 나은 삶을 살아갑니다.
각 장의 제목만 봐도 말이 얼마나 나를 대표하는지, 그리고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핵심을 잘 정리한 것이 보인다. 글은 수정할 수 있지만, 말은 입으로 뱉어내는 순간 주워담을 수 없으니, 글보다 말을 더 조심해야 한다. 알고 있으면서도 행하기 힘든게 말조심인데, 이 책을 보면서 더욱 더 주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 에이브러햄 링컨의 말처럼 이제는 내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말을 더욱 신중히 해야 한다. 그래서 저절로 이런 책이 끌린게 아닌가 싶다.
최근 회사에서의 내 위치도 바뀌게 되었다. 직장 경력은 꽤나 오래 되었지만, 독립적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금은 내 입에서 나오는 말에 반응을 해야 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 그런 변화가 찾아와서 말을 제대로 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졌다.
상관은 두려움을 느끼게 하고 리더는 의욕이 샘솟게 한다. 상관은 책임을 추궁하고 리더는 문제를 해결한다. 상관은 '해'라고 말하고, 리더는 '합시다'라고 말한다. 결국 상관과 리더의 가장 큰 차이는 질책하는 순간에 나오는 말의 품격에서 드러난다.
아주 잘 새겨들어야 하는 부분이었다. 아직은 독립적으로 일하던 시절의 습관이 남아 있어서 업무를 지시하고 그것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좀 서툴다. 잘 안 되는 것 같으면 내가 하지 뭐, 이런 태도로 하고 있는 중이지만, 언젠가는 나도 질책하는 순간이 올 것이니 저런 마인드를 지금부터 잘 숙지해 놓아야겠다.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구설수에 많이 오르는 상사 이야기를 많이 듣고는 한다. 그런 경우 대부분은 상사의 언행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지위가 높아질 수록 말을 조심해야 한다. 함께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말을 잘 해야 한다.
책의 마지막으로 가면 독서와 말하기는 한몸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말하기는 글쓰기와도 한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읽으면 쓰고, 읽으면 말하는게 맞다. 말하기 위해 읽고 읽기 위해 쓰고, 쓰기 위해 읽는다.
책 후기를 쓰다 보니, 웬지 이 책은 한 번 더 읽어서 머리에 각인을 시켜놔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들을 반복하면서 쓴 책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이렇게 다시 떠오르는 것을 보면 역시 이 분은 글을 정말 간결하고 요점이 분명히 전달되게 쓰시는게 맞다.
나이는 들어가는데, 말실수가 잦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으면 이런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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