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운명의 과학 (The Science of Fate), 한나 크리츨로우 지음, 김성훈 옮김 / 로크미디어 (2020)

gracenmose 2021. 3. 9.

운명과 자유의지에 관한 뇌 과학

- 우리는 운명론적 존재인가, 자유로운 존재인가? -

최신 뇌 과학, 신경과학 연구 자료를 통해 인간의 운명과 자유의지에 대해 파헤치다


이 시대의 지식인 유시민님이 운영하는 '알릴레오 북's'에 소개된 책이다. 해당 팟캐스트 (유튜브 비디오는 하단에 첨부)를 먼저 듣다가 내용들이 흥미로울 것 같아서 빌려본 책, "운명의 과학"이다.

저자는 영국의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생물학과 신경과학을 공부한 사람이다. 그래서 뇌 과학에 대한 이런 책을 집필하여 발간을 한 것.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마시멜로 실험'에 대해서 실험이 잘못되었다는 내용이 팟캐스트에서 재미있게 언급이 되길레 어떤 내용인지 궁금케 해 주는 역할을 해 주었다.

운명의 과학 책

뇌 과학이라는 딱딱한 주제를 어떻게 재미있게 풀어나갔을까, 과학 커뮤니케이터라는 분은 어떻게 그것을 풀어나가는지를 살펴 보며 책을 집어 들었다.

목차
1. 자유의지냐 운명이냐
2. 발달 중인 뇌
3. 배고픈 뇌
4. 보살피는 뇌
5. 지각하는 뇌
6. 믿는 뇌
7. 예측 가능한 뇌
8. 협동하는 뇌

아, 그런데 어렵다. 책의 내용 이해가 떨어지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기에 내용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를 하고 (아래 팟캐스트를 들으면 금방 내 시식 수준이 들통날 것이 뻔하므로) 몇 군데 흥미롭게 읽은 부분 발췌를 하려고 한다.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 이야기 (본문 p. 58)
1960년대에 스탠퍼드 대학에서는 아이의 성취 궤적achievement trajectory을 어린 나이 때부터 예측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일련을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자들은 특히나 만족 지연delayed gratification에 관심이 많았다. 연구자들은 만 네 살 반 정도의 아동 600명에게 마시멜로 하나를 그 자리에서 바로 받을 것인지, 아니면 15분을 기다렸다가 두 개를 받을지 선택하게 했다. 그리고 그 후에 20년 정도를 추적해 연구해 보았더니 즉각적인 만족을 지연할 수 있었던 아동은 유혹에 굴복한 아동에 비해 지적 특성도 우수하고, 성취한 것도 더 많았다. 이는 어린 나이에 충동이나 식욕에 의한 행동을 인지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은 그 아동의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지 말해 주는 예측 변수로 가능하는 듯 보였다.
뉴욕 대학교와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신경과학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를 재현할 수 있을지 확인하는 일에 착수했다. 그 결과 이들은 일단 부모나 1차 보호자의 사회경제적 배경이나 교육 수준을 감안하고 나면, 만 4세의 충동적인 아동과 의지가 강한 아동 사이에 나타났던 성취의 차이가 아동이 만 15세가 되면 대체적으로 사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만 4세 때의 행동과는 상관없이 만 15세가 되면 부유한 전문직 가족 출신의 아동들이 그렇지 않은 배경을 가진 또래보다 일반적으로 성취도가 높은 것으로 나왔다.

이 부분을 보면, 그 아이의 자라온 환경에 따라 행동이 달라질 뿐이었던 것이다. SKY에 진학하는 강남 출신 비율이 높다고 하는데, 이것도 인과관계를 거꾸로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 강남 출신 비율이 높은 것은 그만큼 머리 좋고 능력 있는 부모를 둔 학생이 그 지역에 더 많이 있기 때문이다. 강남에 간다고 SKY를 갈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가는게 아니다. 그곳에 살만한 능력이 되는 부모들의 능력이 다른 지역보다 높을 가능성이 높고 그래서 그 자녀가 머리가 좋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실제로 조사를 해 본 결과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강남 지역의 지능 관련 검사 결과가 더 높은게 있을 듯도 하다.

본문 p. 61
자신의 성격에 대한 고정관념에 집착하게 될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특정 상황이 낳은 산물이거나 순전한 착각에 불과할지도 모를 자기 인식self-definition 속에 스스로를 가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0대 청소년에서 보이는 충동적이고 무모한 행동은, 개인의 성격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그 뇌 발달 단계에서 고유하게 일어나는 특성인 경우가 많다.

본문 p. 64
청소년기가 시작될 즈음 뇌는 이미 자신의 네트워크 안에 잘 확립된 신경 고속도로가 가동 중이지만 추가적으로 계속해서 연결을 만들어 가는 것과 동시에 잘 사용되지 않는 신경로를 더 많이 가지치기 시작한다. ... 다만 이것이 일어나는 속도가 청소년기에 더 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본문 p. 67
청소년의 뇌는 성인에 비해 사회적 배제social exclusion에 극도로 민감해서, 또래로부터 무시를 당하고 나면 심한 불안과 처진 기분을 경험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들을 진행했다.

자, 이 부분은 점점 다가오는 소위 '중2병'에 대응해야 할 부모가 알고 대비를 해야 할 부분이다. 

본문 p. 78
뇌를 보호하는 팁 중에 으뜸의 팁은 놀랍게도 다음과 같다.
1. 신체 활동을 활발히 하라.
2. 잠을 잘 자라.
3. 사회 활동을 활발히 유지하라.
4. 식생활을 점검하라.
5. 공부를 계속하라.
6.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하라.

 

본문 p. 101
개인적 식욕은 대체로 고유의 유전자 꾸러미를 물려주기 위해 오랜 세월 진화한 회로에 의해 프로그램되어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인간의 뇌는 고지방, 고당분 음식을 추구하도록 진화되어 왔다. 개인별로 이런 욕구가 얼마나 강력할지는 그 사람이 타고난 유전자와 뇌의 배선에 달려 있다. 자신의 식습관을 바꾸어 보려는 개인의 시도는 항상 이런 요소에 의해 제약을 받는다. 체중 감량이 그토록 어려운 경우가 많은 이유는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본문 p. 117
단기적으로 자기가 비만에 걸리기 쉬운 유전자를 가지고 있음을 아는 것이 자신의 욕구를 통제하고 건강에 좋은 선택을 내리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을 아는 것이 장기적인 행동 변화를 말해 주는 예측변수는 아니었다. 사실 일부 연궁 따르면 사람들이 자신의 생물학적 운명을 알고 나면 처음에는 거기에 저항하려 하다가 오히려 더 빨리 운명에 굴복하는 것으로 보인다. 운명을 알고 나면 사기가 꺾여 자신감을 잃고 운명과 맞서 싸우려는 의지를 잃어버리는 것 같다. "이건 내 잘못이 아니라 유전자의 잘못이야"는 태만함에 대한 완벽한 변명이다.

하하.. 이 부분은 나처럼 공감하며 고개를 수그러뜨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본문 p. 165
2015년에 선풍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드레스The dress''사건을 예로 들어보자. 
.. 엄마와 딸이 옷 색깔이 무엇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한 사람은 이 옷이 검은색과 파란색 줄무늬라고 말하고, 한 사람은 흰색과 금색이라고 말한 것이다. ...
강렬하게 옹호받고 있는 이런 지각의 차이는 대체로 맥락, 기존의 경험, 기대 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라면 색각color vision이 자연 일광에 맞춰 적응되어 있어서 드레스 색을 하얀색과 금색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 반면 노란색 기운이 있는 조명 아래서 이미지를 보는 올빼미형 사람이라면 파란색과 검정색 줄무늬를 볼 가능성이 높다. 개개인이 갖고 있는 현실에 대한 감각은 구성된 것이다.

어떤 색으로 보입니다? (출처 wired)

본문 p. 181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크리스 프리스Chris Frith 교수는 이 분야에서 획기적인 연구를 진행해서 우리가 자신의 주관적인 관점에 대해 다른 누군가와 얘기하면 세상에 대한 더 정확한 그림을 얻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개념에 힘을 보탰다. (아마도 대부분 직관적으로 이미 알고 있는 개념일 것이다). '머리 하나보다는 머리 두 개가 낫다'는 옛말은 신경학적 수준에서도 옳은 이야기로 보인다. 스스로의 지각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고, 자신의 지식을 타인에게 전달해서 현실에 대한 그들의 생각의 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반대로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 능력은 세상을 더욱 미묘하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줄 잠재력을 갖고 있다.
본문 p 279
신경과학의 발달이 초래하는 딜레마를 해결하려면 경계심을 늦추어서는 안 되었겠지만 낙관적으로 생각해도 좋을 이유 또한 많다. 최근 내 이웃 중 한 명은 어머니가 50대 후반에 파킨슨병으로 진달을 받고 혁신적인 뇌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이 수술은 심부 뇌 자극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수술이다. 그녀의 두개골을 연 다음에 뇌의 특정 회로 속에 전기 자극판을 이식해 놓았다. 그녀는 이 장치를 통해 특정 진동 주파수로 전기 충격을 받는다. 그러면 이것이 심신을 약화시켰던 떨림이나 우울증 같은 기존의 증상들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 파킨슨병은 가족 유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들도 검사를 해 보았는데 다행히도 괜찮아 보였다.

파킨슨병으로 몇 년 고생하셨던 어머니가 생각났다. 이런 기술이 더 빨리 발전했더라면, 지금도 건강하게 지내실 수 있었을텐데. 지금도 이 병으로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 병원에 가실 때 몇 번은 모시고 갔었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이 병과 싸우며 힘들게 지내고 있다. 그들에게 새로운 치료가 닿을 수 있도록 이런 기술이 더 많이 연구되고 실제 적용 가능해 지기를 기대해 본다.


아래는 이 책을 소개했던 알리레오 북스의 유튜브 영상이다.

순서대로 예고편 / 1편 / 2편

예고편
알릴레오 북스, 운명의 과학,  15화
알릴레오 북스, 운명의 과학, 16화

부족한 책 내용 요약을 보는 것보다, 이 영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식이 훨씬 크다. 이런 것들이 어찌보면 책을 덜 읽게 만들어버리는 부분도 있다. 책을 본 사람으로써, 책보단 이 영상이 더 유용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전공자들은 이런 분야에 대해 수 년을 연구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책에 더불어 자신의 지식을 얹어주니 참으로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길이가 조금 길기 때문에 아래 팟빵 (오디오) 링크도 추가하며 마쳐본다.

아래 링크에서 15회와 16회를 들어보시길 추천 www.podbbang.com/ch/1769580 

 

알릴레오 북's

책 좋은 건 다 아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을 위해 <알릴레오 북’s>는 숙련된 독서가 유시민의 세심한 가이드로 민주주의 사회의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꼭 읽어야 할

www.podbbang.com

그리드형(광고전용)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