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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 하완 지음 / 웅진 지식하우스 (2018)

gracenmose 2021. 5. 6.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야매 득도 에세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투잡을 뛰던 회사원이 회사를 그만두고 쉬면서 득도를 하며 쓴 에세이다. 제목을 정말 잘 지어서 유명해지고 성공한 케이스로 보인다. 블로그로 생각해 보면 제목으로는 검색 유입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서점에서 읽을만한 책을 고르려고 두리번 거리다보면 눈길이 절로 갈 제목을 잘 지었다. 

 

목차

1부. 이러려고 열심히 살았나

2부. 한 번쯤은 내 마음대로

3부. 먹고사는 게 뭐라고

4부. 하마터면 불행할 뻔했다

 

 

본문 발췌 및 생각

 

이번 포스팅은 약간의 재미(?)를 위해 오로지 블로그와 관련되어서만 연관시켜서 생각을 적어볼 생각이다. 블로그 이웃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분도 있을 것이고 아닌 분도 있을 것이지만, 하마터면 블로그를 열심히 할 뻔 한 분들과 나를 위한 관점으로 써 본다.

 

p. 22

내가 '이만큼' 노력했으니 반드시 '이만큼'의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괴로움의 시작이다. 보상은 언제나 노력한 양과 동일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노력한 것보다 작게 혹은 더 크게 주어진다. 어쩌면 아예 보상이 없을 수도 있다.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노력한 것에 비해 큰 성과를 얻은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비난하지 말고 그 성과를 인정해주자. 그것은 나 역시 노력에 비해 큰 성과를 얻을 수도, 노력하지 않았는데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니까. 질투로 괴로워할 필요가 없다. 그런 행운을 인정하면 더 많은 행운이 찾아온다나 어쩐다나. 믿거나 말거나.

티스토리 블로그를 하면서 괴로운 부분의 시작점이 이것이다. 내가 이렇게까지 정성을 들여서 포스팅을 쓰고 있는데, 왜 그만큼의 유입은 없는 것인가? 왜 이만큼의 애드센스 수익은 따라오지 않는 것인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블로그를 지속할 힘을 점차 잃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제 겨우 4개월 열심히 하고 있는 티스토리. 그 동안 많은 이웃들을 알게 되었고, 최근에도 새로운 이웃들이 생기기도 했다. 그런데 그 사이에 떠난 이웃들도 굉장히 많다. 떠나지 않았더라도 갑자기 블로그에 대한 열정을 잃은 것처럼 보이는 분들도 보이기도 한다. 개인사정으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이만큼의 보상을 바라고 있다 그만큼 나오지 않으니 괴로워하다 떠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싶다.

 

 

p. 51

나는 "절대 포기하지 마라"라는 말을 싫어한다. 목숨 빼곤 다 포기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쉽게 포기하며 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원하는 목표가 있으면 노력도 하고, 최선을 다해봐야 한다. 그렇게 두세 번 도전했는데도 안 되면 과감히 포기하는게 맞다. ...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말처럼 잔혹한 말은 없다. 그 목표를 절대 포기할 수 없어서 자신의 목숨을 끊다니 이런 비극이 어디 있단 말인가. 

세상에는 많은 길이 있다. 
어떤 길을 고집한다는 것은 나머지 길들을 포기하고 있다는 이야기와 같다.

일단 원하는 목표로 블로그 수입 금액을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보인다. 그냥 내 이야기를 쓰고, 내가 아는 지식을 공유하다보니 약간의 수입이 생긴다는 재미로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내 성격에 수익만 노리고 블로그를 하면 이것이 또 하나의 짐이 될 것이 뻔히 보인다. 쓰다보면 얻어 걸리는 유입도 있겠지 뭐.

 

 

p. 56

타이밍을 놓치면 작은 손해에서 그칠 일이 큰 손해로 이어진다. 무작정 버티고 노력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지금 우리에겐 노력보다 용기가 더 필요한 것 같다. 무모하지만 도전하는 용기 그리고 적절한 시기에 포기할 줄 아는 용기 말이다.

이 얘기를 블로그에 해 본다면, 지금 주제로 수익 안 생기면 과감하게 수익형으로 바꿔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는 용기를 말하는 것일까? 수익형이 될까 궁금해서 새로 파 놓은 서브 블로그는 보기 좋게 애드센스 1차 신청 낙방을 했는데, 반짝했던 유입이 곧바로 떨어지는거 보니, 아무래도 나의 관심사는 메인스트림에서는 분명 거리가 있는 것 같다.

 

 

p. 141

(우연한 산보)의 책의 구절을 인용한 후

너무 분명한 목표와 목적이 있다는 건 '성취'의 영역이지 '재미'의 영역이 아니다. 보라, 목표를 향해 낭비 없이 일직선으로 달려가 값을 치르고 물건을 사는 남자의 쇼핑은 효율적이지만 얼마나 재미없는가. 반면 여자의 쇼핑은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다가 원래의 목적도 잊고 마는 무아지경의 재미가 있다.

우연한 즐거움으로 가득한 목적 없는 헛걸음
이런 게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재미가 아닐까?

다음 메인에 오르는 것에 대해 두 번 관찰하고 생각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메인을 노리고 올라갈 목표를 가지고 포스팅을 하다보면 그만큼 좌절도 커지는 것 같다. 다 내려놓고 그냥 하던데로 했는데, 에디터의 픽을 받으면 얼마나 더 기쁘겠는가? 다음 메인에 올라가는 포스팅 관찰 보고서(?)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써 보려고 하는데, 쓰려는 내용 중 하나는 메인을 노리고 글을 쓰면 되는 분들은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분들과 비교를 하면 안 된다. 그 이유는 조금 아래 다른 인용 내용과 함께 적을 것이다.

 

 

 

p. 238-239

어차피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사람들에게 맞추려 하면 점점 힘들어진다. 사람들의 마음은 알 수 없을 뿐더러, 그들의 변덕에 이리저리 휘둘리게 될 테니까. 나만 해도 이게 좋았다, 저게 좋았다 한다. 그 마음을 어떻게 맞춘단 말인가.

자신이 좋아한다는 걸 한다고 모두에게 인정을 받는 건 아닐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걸 해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어차피 결과를 알 수 없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는 게 낫다. ... 남들의 취향에 맞추려고 노력만 하다 끝내 인정받지 못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다음 메인에 오르는 포스팅을 정하는 에디터의 픽을 받을지 안 받을지는 알 수가 없다. 에디터의 기분에 따라 어느 날에는 이런 기준으로, 다른 날에는 저런 기준으로 고르는 것이 아니겠는가. 설마 에디터가 없이 특별한 로직에 의해 결정되는 것일까? 최근 들어 선택되는 포스팅이 조금 달라진 것 같기도 한 느낌은 들지만, 요즘 그것에 대한 궁금증의 강도가 약해져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다.

 

어차피 유입이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면,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면 되는 것일텐데, 아직도 이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별로 검색도 되지 않을 키워드를 놓고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만하고 앉아 있곤 했는데, 지나고보면 다 부질없는 행위다.

 

 

p. 251

스스로를 가장 빨리 불행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 '비교'를 추천한다. 그건 실패가 없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 비교는 실패가 없다. 

그런 이유로 나는 남들과 나를 비교하는 짓을 하지 않으려고 주의를 기울인다. 굳이 사서 불행해지고 싶지 않기 때문에 내 삶이 남들과 다르다는 데에 불안함을 느끼기보다는 자부심을 가지려고 한다. ... 세상에 똑같은 삶이란 없다.

며칠 전 궁금한 것이 있어서 찾아보다가 수익형 블로그를 한다고 하는 블로거의 글을 본 적이 있다. 그 분은 네이버 블로그를 이미 안정적으로 하고 있는데, 추가적인 애드센스 수입을 얻어보기 위해 티스토리를 시작했다고 한다. 블로그 시작 한 달만에 애드센스 승인을 받고, 약 2개월도 안 된 기간의 수익으로 인증한 금액이 약 700달러나 되었다. 인증 내용에 하루 190달러의 수익을 찍은 날도 있었다. 대놓고 수익형 블로그라고 했고, 정말 키워드를 잘 잡아내서 운영을 하는 실력이 있는 것이지만, 내가 하는 블로그의 현실과 비교하니 이 블로그가 너무 초라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비교하자니 정말 불행해질 정도다.

 

앞서 말한 다음 메인에 자주 오르는 고정 멤버가 아닌가 싶은 블로거들과의 비교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런 분들과 비교하는 것 역시 블로그를 할 에너지를 빠르게 고갈시키는 행위다. 굳이 사서 불행해지는 길인데, 왜 그런게 자꾸 눈에 보이는지는 모르겠다. 이제 겨우 4개월 열심히 달리고 있는 블로거가 몇 년 누적된 콘텐츠를 보유한 블로거와 어찌 어깨를 나란히 해 보려고 하는지.

아, 그렇다고 오래하지 않은 티스토리 블로그라고 좌절을 할 필요는 없다. 다음 메인에 오른 블로그 중에 글이 20개도 안 되는 경우도 있고 100개도 안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메인에 오르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메인에 오르는 글들을 잘 살펴보고 포스팅 형식을 좀 배울 필요는 있다. 

 

 

p. 275

소설이 별로 유용하지 않다고 했던 말은 취소해야 할 것 같다. 사실 나는 많은 것들을 소설을 통해 배웠다. 내가 느끼는 설명 안 되는 감정들도 소설을 통해 더 잘 알게 됐고, 타인의 행동과 마음도 소설을 통해 조금이나마 더 이해하게 됐다. 

더 많은 이야기를 안다는 건
더 많은 이해를 갖게 된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경험하는 하나의 생으론 이야기가 많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이해도 부족하다. 삶이, 세상이, 타인이 이해가 되지 않아 힘들다. 그래서 인간은 이야기를 발명했는지도 모른다. 난 이 발명이 참 좋다.

소설을 제대로 쓰는 작가는 그 만큼 세상을 많이 관찰했거나, 다른 작가들의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그런 소설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블로그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웃들의 블로그를 통해 더 많은 세상의 이야기를 보게 되면서 더 많은 것을 이해하고 보는 눈도 기를 수 있다. 키워드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막상 그 키워드로 글을 써 보려고 하면 그 수준의 글을 쓰기는 정말 힘들다는 것만 깨닫게 된다.

 

 

 

결론적으로, 이런 것을 쓸 수 있던 작가는 책과 글을 많이 읽었고, 그럼으로써 작가가 겪어오고 살아온 것보다 더 많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책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관찰 능력과 그를 토대로 한 경험이 중요했다고 생각된다. 이 책도 결국은 독서를 통한 간접 경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많이 읽고 또 많이 써서 사고의 능력을 한 단계 높여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제목과는 달리 열심히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멋진 에세이 책이다.

 

읽다 / 김영하 산문 / 문학동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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