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소설
책을 주로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보는 편인데, 출간한지 시간이 꽤 지난 편임에도 대출 상위권에 있던 소설이기도 하고, 한국 작가의 SF소설이 드문 편이지만 평도 좋은 소설집이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책이다. 김초엽 작가의 최신 장편 소설인 『지구 끝의 온실』을 먼저 읽고 이 작가가 혜성같이 등장할 수 있었던 소설집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게 되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책을 재미있게 읽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 책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찾아보지 않았다. 그저 SF장르 소설이라는 것 말고는 아무런 정보 없이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첫 번째 챕터를 읽고 두 번째 챕터를 읽기 시작하는데, 앞에 있던 내용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도무지 감이 잘 안 잡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진행되어서 이 책의 타이틀 제목이 붙은 챕터까지 이어질 것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는데, 다시 한 번 표지를 보니 '김초엽 소설'이다. '장편소설'이 아니었던 것이다. 즉, 중단편 소설들을 묶은 소설집이었는데, 얼마나 정보를 알아보지 않고 읽었으면 이런 실수도 하나 싶었다.
책은 총 7개의 중단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제목은 아래와 같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스펙트럼
공생 가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감정의 물성
관내분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중단편 소설집인 것을 알게 되면서 각각의 글에서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을 생각하면서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뭔가 느껴지는 공돌이/공순이의 스멜이 있었는데, 역시나 이 작가도 포항공대 생화학을 전공한 공학도였다. 공학도이면서 소설을 열심히 쓰는 작가가 여럿이 있는데,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쓴 이미예 작가도 그렇고, 『토끼의 아리아』, 『신라 공주 해적전』과 같은 여러 작품을 쓴 곽재식 작가도 그렇다.
공학도들의 특유의 생각 패턴이 있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 세 작가의 글들은 다른 소설가의 책보다 더 술술 읽혀지는 느낌이 든다. 아마 나도 공돌이의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더라도 그 안에서의 논리가 제대로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듯한 내용 구성이 느껴지는 것도 아마 사고의 과정이 비슷하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을 읽어 보면, 사소해 보이는 것이지만 이런 상상도 해 볼 수 있겠구나. 이런 것을 이렇게 풀어나갈 수 있다니 정말 놀랍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이 작가의 능력이고 그런 부분에 매료되어 많은 독자들의 추천을 받고 있는 것일 것이다.
길지 않은 중단편의 모음이기 때문에 책 읽을 시간이 모자라도 한 편씩 읽어나가면 괜찮을 책이다.
지구 끝의 온실 / 김초엽 장편소설
소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쓴 소설가 김초엽님이 쓴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이라는 책이다. 이 작가의 책이 항상 대출 순위 상위권에 있어서 그 책을 먼저 읽어보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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